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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고수익" 펀드, 뻥튀기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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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2억원을 엄브렐러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姜모씨는 지난 12일 종합주가지수가 6일 연속 하락해 840선까지 떨어지자 투자금의 절반을 리버스펀드로 옮겼다. 그러나 19일 지수가 다시 880선까지 회복하자 인덱스펀드로 돌아왔다. 공교롭게도 증시는 그날 이후 약세가 계속됐다.

姜씨는 "주가등락과 관계없이 양방향 수익추구가 가능하다는 광고만 믿고 펀드에 가입했는데 양방향으로 수익을 까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엄브렐러펀드.ELS 등 신종 금융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지만 판매증권사들은 펀드의 장점만 과대포장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대박 혹은 쪽박=엄브렐러펀드는 시황에 따라 펀드를 갈아타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펀드다. 상승장에서는 인덱스펀드에, 하락장에는 리버스펀드에 가입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향후 장세 전망과 펀드 전환 여부를 투자자가 직접 결정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D증권이 지난해 12월 이후 엄브렐러펀드에 가입한 투자자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수익률은 17.1%, 가장 낮은 수익률은 -5.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지수는 6% 상승했다. 흐름만 잘 타면 '대박'이지만 거꾸로 타게 되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

◆주가가 올라도 고민=崔모씨는 지난해 3월 가입한 S증권의 'ELS채권투자신탁'을 만기 해지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불과 한달 전만 해도 20%가 넘던 수익률이 주가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원금도 보전되고 주가가 상승하면 정기예금보다 높은 이율을 기대할 수 있지만 종합주가지수가 한번이라도 60% 이상 상승하면 수익률은 10%로 확정되는 녹아웃(Knock-Out)방식으로 설계됐다.

최근 K은행은 최고 10%의 수익을 주고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ELS펀드를 내놓고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그러나 이 펀드가 최고수익률을 달성하려면 주가가 25%나 상승해야 한다. 지수상승률의 40%의 이익만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탓이다. 더욱이 주가가 25%를 초과해 상승하면 수익률은 6%로 줄어든다.

◆브릭스(BRICs)펀드 주의보=브릭스펀드란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4대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 최근 들어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증권사.은행들은 지난해 수익률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고객 끌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펀드 정보를 제공하는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나 중국 등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100%가 넘었다. 그러나 이 상품의 올 초부터 지난 26일까지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브릭스 국가들의 지수 오름폭이 가팔라 올해는 조정국면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닝스타코리아 이병훈 과장은 "해외펀드에 투자하기에 앞서 해당 국가의 정치 및 경제상황과 환율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대부분 1년 이상의 장기투자펀드이기 때문에 조기 환매시 수수료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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