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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115) 인천 서·­강화갑 열린우리당 김교흥 후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천에선 탄핵정국 전에도 열린우리당의 인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나라당이 인천 12개 선거구 중 4곳서, 열린우리당은 8곳에서 각각 약간의 우세를 지키고 있었죠.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지요. 최근 이 지역 언론사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모든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2∼3배 정도 앞질렀습니다.”

인천 서·강화갑에서 출사표를 던진 열린우리당 김교흥(44) 후보가 들이민 경인일보(3월 19일치)는 서·강화갑 여론조사 결과를 김교흥 56.4%, 한나라당 송병억 14.6%, 민주당 조한천 5.8%, 민주노동당 김창한 4.4%로 보도했다. 김 후보의 압도적인 우위. 이런 추세라면 그로선 당선을 낙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부자 몸조심하듯 표정 관리를 하는 것일까?

“이 결과를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여론조사는 참고용일 뿐이에요. 예전 같으면 선거일 한 달 전쯤 무응답층이 40% 정도 나와야 정상인데 무응답층이 거의 없는 것도 이상하구요. 지금의 민심이 투표 당일 표로 나타날 것인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열린우리당 중앙당이 그렇듯 김 후보도 민심의 향배에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이 당의 인천시지부 중앙위원 선거에서 현역 의원들을 물리치고 2위로 당선된 그다. 이른바 탄핵 역풍에 대해 그는 “열린우리당이 잘했다기보다 야당이 민의를 파악하지 못하고 국정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고 진단했다. “창당 이후 열린우리당이 한 게 뭐 있느냐”는 그의 자문에서도 신중함이 묻어났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민심을 파고 들어야 한다”는 그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요즘 새벽에 천마산 약수터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나서 지역구의 대로 안쪽 골목들을 누빈다. 석남시장·강남시장 등 재래시장 4곳을 방문하는 것도 빼 놓지 않는다. 당 차원에서 재래시장특별법을 추진하기로 해 그 어느 곳보다 공을 들인다고 했다. 유치원·어린이집과 직능사회단체들도 빠짐없이 들른다.

“상가나 노인정에서 만나는 연세 드신 분들도 열린우리당에 호감을 갖고 있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뽑은 대통령을 왜 야당이 탄핵하느냐, 노 대통령이 과연 탄핵 당할 일을 했느냐’고 분개들 합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의원직 사퇴 철회 문제로 화제를 옮기자 그는 “우리당이 무조건 잘못했다”며 “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탄핵 소추 당시엔 의원 신분 유지를 사치라고 생각했다는 것. 그러나 약속대로 의원직을 일괄 사퇴하면 국고보조금을 받지 못할 뿐더러 후보자들이 기호를 일률적으로 배정 받을 수 없어 결국 국민들의 너그러운 이해를 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건강한 사고와 개혁적 행동(인천대 총학생회장 시절 인천 5·3사태로 구속 등), 정치 이론(시립인천대 정외과 겸임교수)과 현실(96년 이후 지구당위원장·인천시지부 사무처장 역임)의 조화, 경제 전문가(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병설 중소기업연구원 원장 등 역임)가 그것.

그는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가 보는 시급한 현안은 교육과 교통 문제.

“서구는 인천에서도 외진 곳이죠. 학교 수도 부족하고 교육의 질도 떨어집니다. 다른 구들에 비해 20~30대와 60대가 많고 40~50대는 적은 편인데, 40~50대가 되면 자녀교육 문제로 주민들이 서구를 떠나기 때문이죠. 이런 사회적 이동을 막기 위해 대학과 특목고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교통문제는, 인천시가 발표한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필요한 예산(국고 지원) 확보를 적극 지원하고 서울 지하철 7호선을 서구 청라경제자유구역까지 연장토록 해 풀겠다고 밝혔다. 그리하여 인천의 변두리란 ‘오명’을 지닌 서구를 ‘살고 싶은 서구, 다시 찾고 싶은 서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중앙정치 무대에서는 정치 패러다임의 전환과 비전 있는 정치의 실현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탄핵 역풍에서 보듯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로는 이제 안 됩니다.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고, 투명하게 정치를 해야 돼요. 나아가 화해와 협력의 길에 들어선 남북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우리 세대에 통일의 디딤돌을 놓아야 합니다.”

인천=선경식 월간중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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