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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용 설치미술 첫선-美마이크.더그 스탄 쌍동이형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전통적인 사진의 개념을 깨는 파격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젊은 미국작가 마이크와 더그 스탄 형제의 작품전이 11월3일부터 13일까지 서울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린다.
미국 뉴저지 출신의 61년생 쌍둥이 형제인 이들은 이미 13세때부터 공동으로 사진작업을 해오며 탄탄한 실력을 쌓아왔다.
이들의 사진작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진과 완전히 다르다.현실의 한 장면을 단순히 있는 그대로 찍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는 이미지를 카메라에 담는다.이 이미지는 한장이 아닌 여러개의 조각으로 다른 여러 매체와 결합돼 표 현된다.
한마디로 사진이라기보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한 설치작업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의 「찍는다」는 개념에서 「만든다」는 의미로 바뀌고 있는 현대 사진의 위상을 잘 대변하고 있는 작품으로 미국뿐아니라 파리.도쿄 등의 세계적인 화랑에서 전시회를 열어 명성을얻고 있다.
스탄형제가 즐겨 사용하는 소재는 유럽회화사에 이미 여러차례 등장한 성모승천상이나 예수.유디트 등 잘 알려진 작품들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이 이미지들을 인화지가 아닌 투명한 네거티브필름에 형상화해 이 필름을 오려내고 다시 붙이는 방법 으로 작업하고 있다.
이처럼 사진을 해체하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나무.쇠파이프 등을적절히 사용해 평면이 아닌 전혀 새로운 입체작업을 만들어낸다.
이번 전시에는 이같은 작업들과 함께 이들 형제의 최근 작품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 『산주산젠도』가 선보 인다.
『산주산젠도』는 이들이 최근 즐겨쓰는 소재인 페트루스 크리스투스가 그린 15세기의 한 젊은 여인 초상과 인공위성이 촬영한미항공우주국의 태양영상이 주요 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다.
두 이미지가 조금씩 다르게 합성된 필름 21개가 3열로 늘어서있는 이 작품은 각각의 필름 뒤에 조명을 설치해 빛이 이미지와 결합하며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작품 뒤에 조명을 설치하는 것도 이들의 최근 기법중 하나다.
『성모마리아 승천상』『예수』등 20여점의 작품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기법면에선 해체와 결합,소재면에서는 과거전통과 현대과학이라는 상반된 두면이 잘 조화된 이들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한편 스탄형제는 전시회를 앞두고 작품설치를 위해 31일 한국을 찾는다.544-8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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