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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산율 193개국 중 꼴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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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193개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보건기구(WHO)가 20일 발표한 ‘세계보건통계 2008’에 따르면 2006년 한국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1.2명으로, 벨로루시·체코·폴란드·우크라이나와 함께 193개국 가운데 최저치로 조사됐다. 반면 미국은 2.1명, 프랑스 1.9명, 영국·노르웨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1.8명이었고, 일본은 1.3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한 여성이 임신 가능한 나이(15~49세)에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WHO 통계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출산율은 1990년 1.6명, 2000년 1.4명에 이어 계속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통계청이 발표한 출생통계에 따르면 출산율은 2005년 최저치(1.08명)를 기록한 뒤 2006년(1.13명)과 2007년(1.26명)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를 놓고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사람의 자녀가 출산 연령기에 접어들며 ‘베이비붐’이 시작됐다는 분석과 쌍춘년(2005년)·황금돼지해(2006년)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세계보건통계 2008’에 따르면 2006년 한국의 전체 인구는 96년에 비해 0.6% 증가했으며, 도시 인구 비율은 90년 74%, 2000년 80%, 2006년 81%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2006년)은 78.5세로 조사 대상국 193개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했다.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은 각각 75세와 82세였다. 건강의 질을 판단할 수 있는 건강 기대수명(2002년)은 평균 68세(남자 65세, 여자 71세)로 기대수명보다 10년 정도 짧았다. 건강 기대수명은 건강하게 활동하며 사는 기간이 얼마인지를 나타낸다.

북한 주민의 평균 수명은 2005년에 비해 0.5세 줄어든 66세(남자 64세, 여자 68세)로 나타났으며, 일본은 평균 82.5세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건강유지비의 비율은 2000년 4.5%에서 2005년 5.9%로 늘어났다. 정부 예산에서 국민의료·복지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0년 9.4%에서 10.9%로 증가했으나, 프랑스(16.6%)·독일(17.6%)·일본(17.8%) 등 선진국과는 여전히 차이가 컸다.

한편 WHO는 ‘세계보건통계 2008’에서 2030년까지 세계적으로 영양 부족이나 말라리아·결핵 등 후진적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줄어들고, 대신 심장혈관질환·암·자동차사고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전체 사망률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담배와 관련한 질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담배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 수가 2004년 540만 명에서 2030년에는 830만 명으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에이즈 사망자는 2012년 240만 명으로 절정에 달한 뒤 서서히 줄어들어 2030년 절반인 120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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