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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남편 살려낸 사회복지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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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안선희씨가 병마를 털고 일어난 남편 정덕수씨 등 가족과 함께 울산 교외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아내의 지극한 사랑이 암으로 사경을 헤매던 남편을 일으켜 세웠다.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안선희(37)씨.

위기는 결혼 10년째, 셋째 아이를 임신한지 8개월만인 2006년11월 느닷없이 찾아왔다. 대기업 모범사원으로 가정을 이끌던 남편(41)이 직장 건강검진에서 위암2기 판정을 받은 것이다.

안씨는 만삭의 몸으로 남편이 위절제 수술에 이어 항암치료를 받고 있던 부산에 있는 병원과 울산의 직장을 오가며 간호에 온힘을 쏟았다. 투병중인 남편이 안씨가 직접 챙겨주지 않으면 밥도 먹지 않을 정도로 아내에 크게 의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 30일 셋째를 출산한 당일 안씨는 아기를 동서에게 맡기고 곧바로 남편의 병원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남편이 항암치료를 받던 중 독성간염으로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에 산후조리까지 포기했다.

1년6개월여 동안의 지극 정성에 건강을 회복한 남편은 “아내 덕분에 다시 태어났다”며 아내의 직장일을 돕는 열성 자원봉사자로 변신했다.

안씨는 “사회복지 업무를 맡고 있어 자원봉사자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휴대폰으로 ‘일손 부족’ 메시지를 넣을 때마다 남편만은 단 한번도 펑크를 내지않고 보증수표처럼 달려온다”고 말했다.

안씨 부부는 2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열린 ‘제1회 부부의 날’ 기념식에서 모범부부로 선정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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