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응·최희섭 '난형난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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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뉴욕 메츠의 서재응이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전력투구하고 있다. 서재응은 6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왼쪽 사진은 최희섭 [주피터 AP=연합]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플로리다 말린스의 시범경기.

4회 1사 상황에서 6번 타자가 들어섰다. 1루수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이다. 마주선 투수는 광주 제일고 2년 선배인 서재응(27.뉴욕 메츠). 1회에선 서재응이 최희섭을 삼진 아웃시켰다. 하지만 타석에 들기 전 휘두르는 최희섭의 방망이는 여전히 기가 살아 있었다.

포수의 사인을 들여다보던 서재응은 고개를 끄덕인 뒤 타자의 몸 쪽으로 공을 뿌렸다. 스트라이크. 서재응은 다음 공도 과감하게 가운데 꽂아 넣었다. 약간 낮았지만 스트라이크였다. 최희섭에게 불리한 볼 카운트다.

최희섭은 그러나 볼 하나를 태연하게 걸러냈다. 이어 제4구. 몸 쪽으로 들어오는 직구에 드디어 최희섭의 배트가 당겨졌다.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깨끗한 2루타였다.

이들 선후배는 6회에 한번 더 만났지만 내야 땅볼로 끝났다. 결국 기록에선 3전2승1패로 서재응의 근소한 승리. 하지만 최희섭의 괴력도 돋보인 '윈-윈 승부'였다. 두 팀은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로 비겼다.

이날 세 번째의 시범경기 등판에서 서재응은 6이닝 6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74개의 공을 던지는 효과적인 투구를 하면서 서재응은 삼진도 3개 뽑아냈다. '제4 선발'로서의 입지를 굳힌 경기였다. 최희섭은 서재응이 물러난 뒤 메츠의 투수 오버 모레노에게 볼넷을 골라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타율도 0.260으로 올렸다.

경기를 마친 뒤 서재응과 최희섭은 "타격이 노련해졌다""체인지업이 다른 메이저리거들보다 위력적이다"라고 서로를 치켜세웠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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