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盧씨 비자금 파문-남은돈 1,700억원 뿐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은 과연 기자회견에서 밝힌대로1,700억원 뿐인가.더 감춰놓은 돈이나 재산은 없는가.
盧씨는 27일 기업으로부터 5,000억원의 성금을 거둬 정치자금으로 쓰고 남은 돈은 1,700억원 뿐이라고 발표했다.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국민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정치권에서도 당장 『말이 안된다』는 반응이 튀어나왔다.
이에따라 새정치국민회의등 야당은 즉각 盧씨의 예금 외에 ▶CD 등 금융자산▶가족들 명의의 각종 부동산▶측근이나 사돈들을 통한 대리투자액▶원전.골프장등 리베이트성 비자금▶해외로 빼돌린자산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그 동안의 주장을 통해 보면 盧씨는 발표한 1,700억원 외에 적어도 수천억원의돈을 더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박계동(朴啓東.민주당)의원은 상업은행 효자동지점에 남겨진 盧씨의 비자금이 당초 4,000억원이라고 폭로했다.
4,000억원설은 서석재(徐錫宰)전총무처장관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이밖에도 朴의원은 盧씨가 4,000억원 외에 2,000억원짜리 비밀계좌를 더 가지고 있다고 밝히는등 여기저기서 盧씨의 숨겨 놓은 돈에 대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전등 공사와 관련,박광태(朴光泰.국민회의)의원도 한전이 발전소 건설 리베이트로 2,6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해준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다음으로 盧씨가 부인 김옥숙(金玉淑)씨와 아들.딸 및 기타 친인척 명의로 돈을 숨겨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강창성(姜昌成)의원은 金씨가 약 2,000억원 정도를따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92년 盧씨의 딸 소영(素英)씨가 미화 20만달러를 신고없이반입하다 미국에서 곤욕을 치렀을 때 그 돈은 金씨가 숨긴 외화중에서 용돈조로 주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친인척을 통해 숨겨놓은 돈도 상당하다는 주장의 경우,김원길(金元吉)의원은 盧씨의 사돈인 선경과 동방유량에 600억원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부동산과 관련해 박계동의원은 盧씨가 여의도 넓이에 해당하는 토지를 전국에 분산시켜 몰래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朴의원은 이를 시가로 환산하면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이외에도 盧씨가 타인 명의로 상당 규 모의 토지.
건물등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고 있다.
현재 부동산가에서는 盧씨가 타인 명의로 영종도 신공항 부근 5만여평과 함께 분당.일산등 신도시주변 땅,원당부근 사슴목장등을소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일산 신도시에 있는 모 대형상가건물 실제 소유주도 盧씨라는 소문이 있다.盧씨가 돈을 스위스 등 해외로 빼돌렸다는 풍문은 이미 오래전부터 돌았다.이와 관련,민주당은 24일 『율곡비리와관련해 2억달러,전직관료와 재벌들에 의해 입금됐 다는 10억달러에 이르는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의 실상에 대해 밝힐 것』을 요구했다. 야당의원들은 결론적으로 盧씨가 숨기고 있는 돈이 상당히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민주당 강창성의원은 『금융가엔 盧씨가 6,000억원의 현찰을 동원할 수 있고 재직당시 거둬들인 총 정치자금이 1조원이란 얘기가 파다하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