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늦게 배우는 아이 조기검진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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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특히 신경쓰이는 것중 하나가 아이의 말 배우기.말문이 트일 때가 됐는데도 말을 못하기라도 하면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은 『늦되는 아이들도 있는 법인 데』『애들 아빠도 말을 늦게 시작했대요』라며 별다른 대책없이 기다리는게 고작이다.
하지만 어린이 언어치료 전문가들은 아이가 정상적인 언어발달에서 뒤처진다고 생각될 땐 즉시 이비인후과.소아정신과를 통해 청력.구강구조와 정신상태 이상여부를 정확하게 진단받아볼 것을 권한다. 특별한 이유없이 말이 늦는 아이들의 80%정도는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나아지기도 하지만 구개열.청각이상 등 신체적 장애나 자폐증같은 정신장애로 인한 언어지체는 하루빨리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게 중요하기 때문.
특히 서너살 무렵은 어린이 언어발달의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이시기를 놓쳐버릴 경우 치료기간도 오래 걸릴 뿐더러 완벽한 교정이 어려워져 아이에게 평생 상처를 안길 수도 있다고 한다.전문가들에 따르면 보통 아이들은 생후 0~3개월 무 렵 울음을 통해 배고픔.아픔.화남 등을 표현함으로써 부모와 최초로 의사소통을 한다.이후 4~8개월에 옹알이를 시작,8개월~1세에 엄마.
아빠등 일상적인 말을 하고 18개월께엔 『차 줘』『차 타』라는식으로 단어와 단어를 결합한 표현을 할 수 있다.
또 2~3세땐 두 단어로 된 문장표현이 보편화되고 과거나 미래를 구분한 시제표현도 가능해지는 등 언어 습득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이같은 기준에 비추어 부모가 자녀의 언어발달 과정을 주의깊게살펴보다가 이상이 있다고 여겨지면 전문기관에 도움을 청하는게 바람직하다.현재 서울시내에 있는 언어치료 전문시설은 40~50여개 정도.
〈표참조〉 이들 시설에선 다양한 기구를 이용,증상별로 적합한방법으로 아이가 자신의 욕구를 제대로 전달하고 주변상황에 적응하도록 언어훈련을 시킨다.거울로 말하는 입모양을 보여주거나 녹음기를 통해 어린이와 선생님이 말한 것을 비교해 들려주는 것도중요한 치료과정의 일부.대체적으로 지능이 정상인 경우 조음.발성장애를 치료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6개월~1년정도고 정신지체인경우는 1년이상의 긴 치료기간이 소요된다.
언어장애 무료전화상담을 개설중인 강남언어치료연구소(583-0461)김동수(金東洙)원장은 『언어발달에 장애를 보이는 아동중엔 부모간에 불화가 심각하거나 가족들이 너무 바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사람이 없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들에겐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언어장애 치료과정에도 부모의 관심과 협조가 필수적이어서 『전문시설에서 치료받는 것과 동시에 어린이들이 가정에서도 정확한 발음을 되풀이해 반복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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