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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112) 서울 강남갑 열린우리당 박철용 후보

중앙일보

입력

“정치인에게 화려한 경력이나 높은 지식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유권자들 편에서 이 사회를 바꾸는 개혁 마인드가 더 중요하죠. 개혁당에서 1년 활동하는 동안 나름대로 훈련을 쌓았습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거리유세를 지원하며 ‘참여정부’와도 호흡을 맞췄어요.”

서울 강남갑에서 출사표를 던진 열린우리당 박철용(45) 후보는 “정치는 커리어보다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도전하는 서울 강남갑은 지난 선거 때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다. 고학력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한민국의 메인 스트림 스트리트였다. 탄핵 정국 이후 이곳도 기류가 심상치 않다. 그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높은 전성철 민주당 후보는 물론 텃밭을 누비는 이종구 한나라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제 과거처럼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변화와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의 대통령 탄핵소추에 대해선 결국 야당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거라고 강변했다.

그는 서울대 경영대와 이 대학의 대학원 경영학과를 나왔고, 경희대에서 세무회계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직 공인회계사이기도 하다. 그는 입법 다음 가는 국회의 직무가 예산 심의인데, 이 일엔 자신과 같은 조세 전문가 출신이 적임이라고 주장했다.

“ 우리나라는 조세 관련법을 행정부가 만들어 제출하고, 국회는 그냥 통과시킵니다. 우리나라에 위헌적인 조세법이 많은 건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습니다.”

경제 전문가로서 그는 경제가 잘 풀리려면 국정이 안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정도 기업도, 외국 투자자 같은 경제주체도 심리적으로 안정돼야 우리 경제가 살아납니다. 기업가들의 기를 살려 줘야 일자리도 창출됩니다. 그래야 청년실업도 줄일 수 있어요. 참여정부도 이제 경제에 집중해야 합니다. 균형의 관점에서 성장도 중요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분배도 할 수 있어요. ”

박 후보는 그런 점에서 강남의 집값을 단순히 수치만을 기준으로 따지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단적으로 도쿄와 비슷한 규모의 동북아 다른 도시들, 런던, 싱가포르 등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 박철용 후보는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변화와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구태의연한 관행과 폐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것, 이런 변화를 현실로 만드는 개혁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사진=안윤수 월간중앙 기자

“강남이라고 무조건 억제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형평에 맞지 않을 뿐더러, 다양성의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강남에서 노블리스 노블리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타당성이 없습니다. 강남은 전국에서 가장 기부율이 높은 지역이예요. 강남사람들은 오히려 지역에 대한 편견의 피해자들입니다. 강남의 아파트 소유자 중 95%가 1세대 1주택인 사람들입니다.”

지역 현안으로 그는 사교육비와 매연 등 교통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세제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붕괴 위기의 공교육을 강화하는 건 평준화 해제만으로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육은 교육 주체들의 ‘자치’와 ‘자율’에 맡겨야 합니다. 강남은 한때 벤처붐이 일었던 곳입니다. 제2의 벤처붐을 일으키려면 대학 교육이 내실있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교육까지 맡고 있는 실정에선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박 후보는 이헌재 경제팀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례로 신용카드 정책의 실패는 카드회사들이 무리하게 카드를 남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좋은 정책을 추진한 정부의 선의를 무시한 채 결과만 놓고 평가하는 건 공정치 않다는 것.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선 정치 개혁 쪽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후보는 세대간 갈등 문제(2030 VS 5060)를 풀 수 있는 세대는 40대라고 주장했다. 가난했던 개발독재시대와 그 후의 풍요로운 시대를 모두 경험했고, 개혁성과 보수성을 아우를 수 있는 세대라는 것.

“이 시대는 이런 중간자적인 40대의 마인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저는 조세관련 법률을 만들기에 적합한 경제전문가·조세전문가로 훈련 받고 준비된 사람입니다. 통일시대에 대비한 토지제도와 조세제도를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주 진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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