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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백일장>10월.차하-분만실에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만삭이 진통으로 새벽부터 뒤엉킨 시간 문 하나 사이에 두고 긴장의 무게로 앉아 아내의 끝없는 진통을 침묵으로 듣는다 주야간 교대근무에 낮밤이 뒤바뀐 일상 신혼의 단꿈 속에 물집 잡힌빨래를 널고 야근行 단잠을 깨울까 뜨락에 앉았던 아내여 두 손에서 구겨지고 펴지는 기다림이 다 피운 담뱃갑을 버릇처럼 비집는다 충혈된 문소리에 놀라 솟대처럼 일어났다 손상철〈울산시중구염포동326염포아파트1동2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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