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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오른다는데 … 다양해진 ETF 해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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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까지 외면당했던 상장지수펀드(ETF)가 새삼 시선을 끌고 있다. 한때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국내 주식형 펀드나 중국·인도 펀드가 올 초 원금 손실을 내자 꾸준하게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ETF의 장점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조3000억원 수준이던 ETF의 순자산액은 1년 새 2조원 가까이 늘었다. 게다가 코스피200만 바라보던 단순한 상품구조에서 섹터와 스타일, 지역별로 다양한 ETF가 나오면서 투자 지평도 넓어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서경덕 펀드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효율화할수록 거래 비용이 저렴하고 하나의 종목으로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할 수 있는 ETF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주(株)로 시장을 산다=ETF는 일종의 인덱스 펀드다. 예컨대 코스피200을 구성하는 종목을 지수 구성 비중과 동일하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삼성투신운용 배재규 본부장은 “지수가 오를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이 오를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면 ETF가 가장 좋은 투자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종목이 아니라 시장을 사는 셈이다.

하지만 ETF는 주권을 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인덱스 펀드와는 다르다. 이 때문에 은행이나 증권사에 갈 필요 없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실시간 거래할 수 있고 환매 수수료도 없다. 거래 편의성보다 더 큰 장점은 수수료가 연 0.5% 수준으로 싸다는 것이다. 증권거래세도 면제된다. 게다가 주식처럼 해마다 한두 번씩 배당금도 챙길 수 있다. 국내외 주식형 펀드가 해마다 2~3%씩 수수료로 떼가는 점을 고려할 때 10년 이상 장기 투자 한다면 큰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엔 단기 수익률도 성장형 펀드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진화하는 ETF=2006년부터 특정 섹터나 스타일, 해외 지수를 따르는 ETF가 나오면서 투자 대상도 다양해졌다. 강세장에선 성장형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처진다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마련된 셈이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630여 개의 ETF가 상장된 미국에선 특정 섹터나 해외 지수를 따르는 ETF가 2391개로 일반 지수 ETF(192개)보다 훨씬 많다.

국내에서도 앞으로는 투자할 수 있는 ETF가 더 다양해진다. 우선 21일엔 14개 종목으로 구성된 삼성그룹주 ETF가 상장된다. 또 이달 말엔 증권과 조선업종 지수에 연동되는 ETF도 나올 예정이다. 브릭스와 러시아 ETF도 준비 중이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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