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취미 되살리는 주부 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전업주부들의 취미는 생활에 활력을 주는 중요한 부분.주부들의취미에도 그때그때 새로운 유행의 바람이 불곤 하지만 학창시절의취미로 다시 되돌아가는 주부들도 적지않다.
새로 배우는 것에 비해 이 경우 취미를 「즐기는」수준이 되기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수고를 한층 덜어준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주부 이혜선(李惠善.28.충남보령시대천동)씨는 국민학교때 시작,고2때 그만둔 피아노레슨을 1년전 다시 시작했다.첫째가 세 살이 되면서 비교적 시간여유가 생기자 어린시절의 취미가 다시 생각난 것이지만 그동안 둘째를 임신,자연스레 태 교도겸하게 됐다.
동네 피아노학원에 나가 교습받다 임신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강사를 집으로 초빙하는 방식으로 바꾸자 첫째도 자연스레 피아노에 관심을 갖게 돼 이씨의 피아노레슨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생일선물로 피아노를 사 줄 만큼 적극적인 남 편의 후원이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주부 김영은(金榮殷.33.서울마포구도화동)씨는 대학시절의 전공을 취미로 살리고 있는 경우.미대 도예과 출신인 金씨는 하나뿐인 아이가 올봄 국민학교에 입학하자 이제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뭘 할까 고민하던 김씨가 결국 찾아간 곳은 졸업생들에 한해 사용료를 받고 도자기 가마를 빌려주는 모교 작업실. 1주일에 네 차례,오전8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 오후1시까지 작업에 몰두하는 김씨는 『늘 식욕이 없었는 데 작업실에나가고부터 밥맛조차 달라졌다』면서 『지난 봄 작업실 전체에 서너명뿐이던 졸업생 주부들이 요즘은 10여명으로 늘어났 다』고 전한다. 30대 중반 이상의 여성이라면 중고교시절 가사시간에 십자수로 학.소나무 따위를 수놓은 베갯잇을 만들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서울 현대백화점 문화센터는 이런 여성들을 겨냥,지난 여름부터프랑스식 크로스 스티치 강좌를 열고있다.문화센터직원 김선미(金善美)씨는 『20대들과는 달리 나이드신 분들은「아,십자수로구나」하면서 강좌를 신청한다』면서 손에 익은 옛 취 미를 되살리는주부들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