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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광고 전문가 3인의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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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제일 낫죠?" 심사 중인 하광용.현석준.권도안 국장((左)로부터).

국내 최초의 종합광고대행사 '오리콤'(www.oricom.com)의 세 고수, 하광용.현석준.권도안 국장. 각기 광고 기획.전략.제작 분야에서 쌓아온 경력을 합치면 반세기가 넘는다. 양팀의 프리젠테이션을 너그러운 미소로 지켜보던 이들이었지만, 심사평은 날카로웠다.

16년 경력의 기획 담당 하국장은 부드럽게 시작했다.

"애드피아는 여성 발표자.귀납적 논리 전개.참신한 컬러와 레이아웃의 보고서로, week&은 남성 발표자.병렬적 논리 전개.전통적인 차트 형식의 보고서로 각 팀의 특성을 잘 살렸습니다."

양팀이 안도의 미소를 짓는 순간, "전략 보고서는 애드피아가 젊은 감각, week&이 전통적이었는데 정작 광고 시안은 애드피아가 보수적, week&이 튀는 감각으로 의표를 찔러 즐거웠다"고 마무리한다. 꽃으로 때려도 아프긴 마찬가지. 돌려서 말했지만 '전략과 광고가 따로 논다'는 지적이 뜨끔하다.

오리콤 브랜드전략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현석준 국장이 이어받아 스트레이트로 강펀치를 날린다. "설득적이고 뉴스 중심적인 신문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군요. week&의 경우, 톡톡 튀게 만들려다 보니 이번 광고의 공익성을 간과한 것 같습니다."

애드피아의 경우 '선거일은 휴일이 아니다'는 주장이 식상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광고 대상(타깃)으로 하여금 행동을 하게 하는 것은 '관계성'입니다. 선거가 자신의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강조했어야죠."

시무룩한 양팀에 제작(크리에이티브) 분야 18년 경력의 권도안 국장이 칭찬을 건넨다.

"시각적인 부분은 훌륭한데요. 사진 자료를 합성해서 카피 몇 줄 넣어 올 줄 알았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레이 아웃하며… 지금 당장 게재해도 손색 없을 정도네요."

덕담으로 끝날 리 없다. "week&의 '뽑기짱'은 재미있지만, 40~50대가 뽑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귀찮거나 놀고 싶어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애드피아의 주장은 30~40대를 너무 생각없는 사람들로 본 것 같네요. 비주얼을 따라가지 못하는 내용이 아쉽습니다."

'전문가 광고주'의 맹공에 만신창이가 된 '아마추어 대행사' week&과 애드피아. "짧은 시간에 이만큼 해내다니, 위협을 느꼈다"는 심사위원단의 격려에 움츠렸던 어깨를 비로소 활짝 폈다.

글=구희령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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