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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간다는 삼바 펀드, 나도 춰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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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브라질 증시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보베스파 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7만503.25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국가 신용등급을 투자적격으로 올린 뒤 불과 2주 새 10% 넘게 뛰었다. 국내 브라질펀드도 함께 신났다.

순자산액 10억원 이상 16개 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이 12%가 넘는다. 하지만 갑자기 너무 올라도 불안한 게 주가다. 지난해 중국펀드에 된통 당한 국내 투자자 입장에선 더 그렇다.

◇혼자 뛴 브라질=올 들어 브라질 증시엔 호재가 쏟아졌다. 우선 원유·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값이 날아오르면서 시가총액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에너지·소재 기업의 얼굴이 활짝 폈다. 외환보유액이 외채를 추월해 처음으로 순채권국이 되기도 했다. 수출국 다변화로 미국 신용위기도 잘 비켜 갔다. 여기다 국가신용등급도 생각보다 빨리 올라갔다. 그러나 변화 조짐도 일부 보인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전 세계 펀드의 중남미 투자 가운데 71.4%를 쓸어갔다. 하지만 올해 3월엔 65.9%로 낮아졌다. 주가가 여전히 강세인데도 투자자들이 너무 높은 브라질 비중에 부담을 느꼈다는 뜻이다. 내수 소비가 급격히 늘어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대우증권 이인구 연구원은 “국가신용등급이 오른 효과 역시 단기적으로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말했다.

◇중남미 분산 투자가 대안=브라질 ‘몰빵’이 부담스럽다면 중남미 국가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를 고려할 만하다.

국내 중남미펀드는 대부분 브라질 비중이 월등히 높다. 미래에셋맵스라틴인덱스주식형은 현재 84%, NH-CA라틴아메리카포르테주식은 64%를 브라질에 투자한다. 나머지를 멕시코·페루·칠레 등에 넣는다. 브라질 증시의 성과를 상당 부분 누리면서 분산 투자도 일부 가능하다는 얘기다.

멕시코는 미국 경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다. 미국 수출 비중이 전체의 84%나 된다. 지난해 이후 다른 중남미 국가에 비해 주가가 부진했던 이유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올 들어 산업생산·소매판매 증가율이 올라가는 등 조짐도 나쁘지 않다. 자원 부국인 페루는 지난해 남미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9%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연평균 1.8% 증가에 그쳤다.

칠레는 전력난과 높은 물가상승률이 흠이다. 그러나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고공 행진할 경우 올해도 이익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NH-CA자산운용 박성열 본부장은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 브라질 한 곳에만 투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중남미 지역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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