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 2년만에 100호점 '미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생산하는 ㈜에이블 C&C의 서영필(41)사장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7일 100호점을 연다"고 밝혔다. 2002년 3월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지 2년 만이다. 미샤는 대부분의 제품을 3300원에 파는 초저가형 화장품 브랜드다. 1호점인 이대점의 경우 하루 평균 5천여명의 소비자들이 찾고, 매출도 평균 1000만원이나 된다. 오는 9월 말엔 예비심사를 받고 올 연말이면 코스닥에 등록한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에도 진출한다. 이미 싱가포르.호주의 업체와 출점 협상을 시작했으며 화장품 본토인 프랑스 등에도 직영점 설립을 계획 중이다. 서대표는 "미샤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미샤의 성공 기반은 160만명에 달하는 여성포털 사이트 뷰티넷(www.Beautynet.co.kr) 회원들이다. 서사장은 "사실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의 경우 싼 제품을 꺼린다. 이 때문에 약 1년간 인터넷을 통해 제품평가단을 운영하고 제품을 써본 느낌을 적극 개진하도록 함으로써 괜찮은 제품이라는 인식을 쌓았다"고 말했다.

뷰티넷 사이트는 2001년 미샤 런칭과 동시에 오픈했다. 사이트 게시판에 상품 정보나 사용 후기를 올리는 회원들에게는 포인트를 주고, 이 포인트를 이용해 미샤를 구매할 수 있게 했다. 3300원이라는 가격은 택배비 3000원에 부가세 300원을 더한 가격이다. 3300원이면 화장품을 받게 된다는 점 때문에 회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커뮤니티의 활동도 활발했다. 1년 만에 회원수 30만명을 돌파했고, 2003년에는 100만 회원을 가진 여성포털 사이트가 됐다. 회원들의 사용 후기는 제품개발에 반영됐다. 제품이 업그레이드되자 구매자도 급격히 늘었다.

미샤가 초저가 화장품을 내놓은 비결은 원가 구조에 있다. 미샤는 플라스틱 용기만 사용하고 바깥 종이 포장지를 쓰지 않는다. 화장품 값에서 내용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이고 나머지는 용기값이나 마케팅 비용 등이란 점에 착안한 것이다. 게다가 도매상을 거치지 않아 중간 유통 마진까지 낮췄다.

서사장은 피죤 중앙연구소에서 화장품 개발을 담당했던 엔지니어 출신이다. 97년 '입스'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으며 98년에는 화장품 생산공장을 설립했다. 입스를 운영하던 그가 일본 초저가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등을 벤치마킹한 것이 현재 미샤의 사업 모델이다.

미샤 관계자는 "우리를 본뜬 저가 화장품이 나오고 있지만 뷰티넷 사이트는 여전히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e-메일, 멤버십 카드 등을 통해 회원들을 상대로 온.오프 통합 마케팅을 벌인다. 제품에 대한 평가와 개선안을 실시간으로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가격과 마케팅 전략도 회원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 서사장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접하며 제품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샤는 올해 새 슬로건을 '퀄리티 베이스(Quality Base) 미샤'로 정했다. 충북 괴산에 1만평 부지의 연구소와 공장을 설립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할 예정이다.

서대표는 이제 화장품은 비누나 치약.세제와 같은 생활용품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영양크림 하나에 40만원을 호가하는 현재의 화장품 가격에 많은 소비자가 불만을 갖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지상주의는 옳지 않으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