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명가 대부 이탈이아 파올로 구치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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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0년 전통을 이어온 이탈리아 가죽.패션제품의 명문 구치가(家)의 이단아 파올로 구치가 10일 6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파올로는 구치사에서 독립,독자적인 「파올로 구치」브랜드 상품을판매하며 친족들과 법정투쟁까지 불사했던 인물.할 아버지 구치오구치가 피렌체에서 창립한 구치사에서 수석 디자이너로,구치 체인점과 향수회사의 부사장 등으로 일하던중 경영방식등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다가 큰아버지인 로돌포에 의해 78년 축출됐다.파올로는 이후 구치사에 대한 자신의 권리 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알도의 탈세 사실을 폭로,1년여 옥살이를 하도록 만드는등 일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구치사는 53년 창업주 사망 이후 구치가의 2,3세 자손들 사이에 소유.경영권과 관련,심각한 내분을 겪다가 93년 아랍계투자회사 인베스트코에 인수된 상태.구치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을 뿐 현재는 완전히 구치 가문의 손을 떠났다.
더구나 올해 3월엔 파올로의 사촌이자 구치사 전 회장이었던 마우리치오가 의문의 총격을 받고 피살되기까지 했다.
패션 명가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온 파올로는 두차례 결혼이 실패로 끝난 뒤 전 부인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지못해 감옥에 가기도 하고 최근 법원에 파산신청을 내는등 힘든 말년을 보내왔다. 파올로는 영국 서섹스에서 페니 암스트롱과 동거중이었으며 유족으로는 첫 부인 소생의 두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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