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들러는 유대인 아이들이 언젠가는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이들의 본명을 적은 명단을 집에 감춰 뒀다. 43년 센들러가 나치 경찰에 체포되자 동료 한 명이 명단을 숨겼다. 악명 높은 파위아크 감옥으로 연행된 센들러는 게슈타포의 모진 고문을 수차례 받았으나 동료와 어린이의 신원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 폴란드 저항세력의 노력으로 감옥을 탈출한 센들러는 비밀 명단을 항아리에 넣어 친구의 집 마당에 있는 사과나무 밑에 묻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오스카 쉰들러와는 달리 센들러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살아왔다. 지난해 뒤늦게 그 공로를 인정받아 폴란드 의회로부터 훈장을 받았고 노벨평화상의 유력한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원낙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