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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의 글로벌 메뉴 이야기 ② 로스앤젤레스 편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레스토랑 비평지 『자갓 서베이』는 그를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일식 셰프’로 꼽았고 뉴욕 타임스는 찬사를 보내는데 서슴지 않았다. 우리나라 최초의 퓨전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궁’을 개점하게 한 원동력이자 나의 스승이기도 한 그는 노부 마쓰히사(Nobu Matsuhisa)다.
 그의 요리를 보노라면 끝없는 경외심과 함께 한없이 질투가 난다. 지난 10년 간, 무수히 많은 그의 메뉴를 재해석했다. 그 중에서도 요구르트 슈림프와 문어 카르파초가 대표적이다.
 노부는 튀겨낸 록 슈림프(rock shrimp, 작은 돌 덩어리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작은 새우)에 마요네즈를 입혔지만 난 요구르트와 꿀로 간을 맞춘 후 마늘즙을 약간 첨가했다. 문어회 위에 올리브 오일을 끓인 소스를 부어 표면만 살짝 익힌 문어 카르파초는 유자와 약간의 된장 오일을 끓인 소스로 바꿨다.
 노부는 스타 셰프이자 세계적인 레스토랑 오너다.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도쿄의 한 스시 레스토랑에서 일했다. 24살 되던 해, 한 고객으로부터 페루로 가서 레스토랑을 열자는 제안을 받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페루에서 그는 자신만의 요리 색채를 갖는데 투자했다. 결국 페루의 강렬한 매콤함이 묻어나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3년 후, 미국 알래스카로 건너가 레스토랑을 열었지만 화재로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다. 빚만 떠안게 된 그는 친구의 조언으로 LA로 옮겨 스시바에서 일하면서 9년 간 빚을 갚아나갔다. 1987년,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단 레스토랑 ‘마쓰히사’를 베벌리힐스에 열었다. 레스토랑은 큰 성공을 거뒀고 그와 평생 우정과 사업을 함께 나눌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도 만났다. 두 사람은 이후 뉴욕에 레스토랑 ‘노부’를 열었다. 현재 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은 LA 베벌리힐스를 비롯해 13개국에 17곳이 있다.

노희영은...
  최초의 퓨전 레스토랑 ‘궁’ 오픈 이후, 국내에 유기농 바람을 일으킨 주역. 유기농 퓨전 누들바 ‘호면당’과 유기농 델리 ‘반’을 기획·컨설팅했으며, 유기농 퓨전 레스토랑 ‘마켓오’를 개점했다. 현재 히노 컨설팅 대표이자 롸이즈온의 개발 담당 이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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