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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해안은 해저유물의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해저 유물은 어디에서 더 나올까.
76년 신안 앞바다에서 2만여점의 보물을 건져낸 후 완도.여천 지역에 이어 지난 6일에는 전남무안 앞바다에서 다량의 고려청자가 인양되면서 다음 후보지는 어디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대한 해답은「서남해안 전체가 해저유물의 보고」라는 것이다. 그동안 문화재 관리국에서 현지 어부들의 유물발견 신고를 받은 지역만해도 서남해안 일대를 주축으로 40곳이 넘는다는 사실로도 이를 알 수 있다.지금까지 발굴된 해저유물은 여천의 현자총통 등 일부를 제외하면 고려 청자가 주류를 이룬다 는 점도 특색. 청자 도요지가 전남의 해남.강진과 전북 부안 등에 집중돼 있고 이곳에서 만든 청자를 개성 등지로 수송하던 연안 운반선중 일부가 침몰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서남해안 지역은 조수 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난파가능성이 높다』면서 『청자의 해상 이동 경로인 연안뱃길 어디에라도 해저유물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지역은 바닥이 부드러운 개펄로 이뤄져 도자기가 묻힌 채로흐르는 물속에 감춰져 수백년 세월동안 고스란히 남아있을 수 있다는 것.그는 또 『서남해안 일대는 중국의 저장(浙江)省.산둥(山東)반도와 일본을 잇는 동북아 국제무역의 요 충지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 지역을 오가던 무역선이 해저발굴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발견은 바다 밑바닥을 훑는 저인망이나 형망 등을 사용하는 어부들이 하게 되고 이중 일부가 신고된다.
문화재 관리국이 이를 근거로 예비탐사를 하더라도 해상에서 위치를 측정하기 어려운데다 장비.인력이 부족해 대대적인 인양작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문화재 관리국은 89년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앞바다에서 8일간유물조사를 벌여 청자 접시등 3점을 인양했으나 조사장비 부족으로 더이상의 유물존재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국립 전주박물관 이호관 관장은『지금도 보길도와 완도사이의 해협 물 속에 유물들이보이지만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깊어 인양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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