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開放波高와 협상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연례총회에서 외국 우량기업의국내 증시상장과 세계은행.유럽은행의 채권모집을 96년부터 허용할 방침임을 밝혔다.우리 우량기업이 이미 국제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시작한 마당에 외국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우리 자본시장에 상륙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우리의 자본공급능력은 그것을 소화할수 있다고 낙관할 수 있다.
한편 홍재형(洪在馨)경제부총리와 미국 재무장관의 만남에서 미국측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조건에 대해 한국에만 특혜를 줄 수 없다고 밝혔다.전원합의체로 운영되는 OECD에서 미국이 이런 견해를 갖고 있다면 한국은 훨씬 더 진 전된 자본시장 개방안을 감수해야 한다는 시사(示唆)가 된다.이에 대해 한국측은 96년 가입목표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는 입장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가지 움직임은 금융.자본시장을 개방하는데 있어 우리의 협상능력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에 따라 우리는 이미 금융.자본시장 개방의 수순을 밟고 있다.또 지 난 3월의 OECD가입신청이 있은후 가입조건의 탐색작업이 이미 시작됐다.
따라서 지금으로서는 어떤 유리한 조건으로 개방조건을 타결하느냐가 문제된다.
OECD가입조건으로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상무역외 거래및 자본이동에 관한 자유화규약을 준수할 의무,바로 그것이다.자유화는 자본이동에 제한을 가하는 규제를 철폐하는 것인데,구체적 내용은 내국민 대우.무차별 대우.점진적 자유화의 3대원칙을 준수하는 것이다.그러나 25개 회원국중 대부분이 자국실정에 맞게 적당한 유보(留保)조건을 달고 있다.따라서 우리도 가입전에 우리 능력에 맞도록 각종 유보및 면제조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OECD가입이 선진국이 되는 필수조건인 것처럼 여기는 태도는 우리의 협상입지를 약화시킬 뿐이다.가입하면 좋지만 안해도 별탈 없다는 자세를 지키면서 국내경제여건의 내실화를기해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