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착륙하기 전, 사람들의 행동유형을 통해 동양인 중에서도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출구 맨 앞쪽에 짐을 챙기고 미리 서있는 사람들이 한국인, 얌전히 앉아있는 사람들은 일본인, 그리고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사람들은 중국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빨리빨리’를 선호하는 편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특성이 때로는 좋은 것을 놓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젊은 시절, 웃는 모습이 예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엄정순 씨(60세/가명)는 2년 전부터 부쩍 치아와 잇몸이 약해져 잘 먹지 못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 세월의 흔적은 막을 수 없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었던 엄 씨는 급기야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한 치아들 때문에 듬성듬성 치아의 빈 곳을 발견하게 됐다. 급히 치과를 찾은 엄 씨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던 중, 첫째 딸의 상견례 날짜가 잡히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엄 씨는 1차 수술과 2차 수술, 그리고 보철과정으로 이루어진 임플란트 시술이 정석대로 하면 적어도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고, 하루면 끝나는 지름길을 택했다. 급한 대로 앞니 부분만 시술을 받은 것.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상견례는 마쳤지만 엄 씨는 급하게 서두른 탓에 앞니 임플란트가 결국엔 실패로 돌아갔다. 노년층의 치아상태는 대개 잇몸이 많이 약해져 있는 상태라 신중히 경과를 지켜보며 진행시켜야 안전한데, 엄 씨의 약해져 있던 잇몸이 급히 서두른 임플란트 수술을 견뎌내지 못한 탓이었다. 엄 씨의 경우처럼, 개인적인 사정이나 바쁘다는 이유를 들어 사람들은 안전한 길보다는 지름길을 선택하게 된다. 시간적 제약을 이겨내고, 정석대로의 길을 간다면 엄 씨와 같은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을 것. 그렇다면, 정석대로의 시술 과정을 알아보도록 하자. 임플란트 수술의 1차 수술은 대부분의 경우 잇몸 살을 먼저 절개를 해 열어준 후 노출된 턱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는다. 이 구멍에 임플란트를 단단하게 조여주고 다시 잇몸을 봉합해주는 과정을 거쳐 수술을 마무리 짓는다. 1차 수술 후 약 1주일간 매일 수술부위를 소독해주고 그 후에 실밥 제거까지 마치면 1차 수술과정이 마무리 된다. 이후 2차 수술을 하게 되는데, 보통 아래턱은 1차 수술 3개월 후, 위턱은 4개월~6개월 후에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차 수술은 1차 수술보다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된다. 잇몸 속에 심어져 있는 임플란트의 머리 부분을 노출시켜주는 가벼운 수술을 거친 뒤 약 2주 정도 잇몸이 아물기를 기다렸다가 본을 뜨고 보철을 끼우는 과정까지가 2차 수술이다. 2차 수술이 끝나면 비로소 임플란트 수술의 대장정이 마침표를 찍게 되는 것이다.
안전한 길과 위험한 지름길, 당신의 선택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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