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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스살롱>(주)인켈 최석한사장 부인 노순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음향기기메이커인 ㈜인켈 최석한(崔錫漢.57)사장의 반려자인 노순환(盧珣煥.55.서울영등포구여의도동)씨.
그는 요즘 우리사회의 화두(話頭)가 된 세계화물결을 앞서 헤쳐가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세계화의 필요조건으로 외국어 실력을 꼽는다면 연세대 영문과 출신으로 국내에서 외국인 신부를 대상으로 우리말 가르치는 일 12년,미국생활 14 년등을 통해닦은 그의 영어실력은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버터맛」보다는 「구수한 된장국」이 연상되는 전통의 한국미를 갖춘 맏며느리다.
서울 토박이인 그가 6.25당시 황해도에서 월남한 청년 최석한을 만난 때는 대학 졸업반이던 지난 61년.교내 가톨릭학생회모임에서 상학과 복학생 최씨와 첫대면한뒤 1년만에 부부의 연을맺게된다.
최사장은 재계에서는 지독한 일벌레로 알려진 전문경영인이다.따라서 사람들은 노씨로부터 말단사원에서 사장에 오른 남편에 대한지순한 내조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노씨는 집안에서 남편을 보살피는 내조보다는 같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는 외조(?)의길을 걸었다.
『결혼후 가톨릭 사제들의 모임인 프란체스코회에서 외국인 신부들에게 우리말을 가르치는 일을 12년간이나 했습니다.이때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었고,남편에게는 아내보다는 사회생활을 하는 동료로서 큰 힘이 됐던 것같습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시어머니 박감운(朴甘雲.80)여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1남4녀의 아이들을 낳고도 직장생활을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박여사가 집안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하지만 박여사의 건강이 최근들어 예전같지 않아지면서 노씨의 마음은 무겁기만하다.부지런하고 생활력이 강했던 박여사지만 여든고개에 접어들면서 혈압이 높아지고,무릎과 허리의 관절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다만 1남4녀의 자녀들이 모두 훌륭히 커 박여사의 마음을 흡족케 해줘 위안이 되고 있다.
그의 다섯자녀들은 모두 미국의 명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버클리)출신.큰딸 문주(文珠.32)씨는 생물학,둘째딸 하연(河衍.
30)씨는 경제학,셋째딸 하정(河貞.29)씨는 유전공학을 전공한뒤 캘리포니아주 벤추라카운티의 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있다.외아들 윤원(允源.26)씨는 기계공학을 공부했고,막내딸 하진(河珍.25)씨는 인문사회계를 졸업하고 현재 뉴욕대 로스쿨에 재학중이다.
휴일도 가리지 않고 일에 열중하는 최사장이기 때문에 부부만의오붓한 시간을 갖기가 쉽지 않지만 노씨는 『매주 일요일 아침 성당에 함께 나가 한 주를 반성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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