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경선을 준비 중인 정세균 의원은 9일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쇠고기 협상은) 아마추어리즘의 전형이다. 독선·무능·조급증으로 어떻게 해서든 한·미 정상회담 전에 뭔가 선물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 시절) 원내대표를 하면서 사립학교법·과거사법·행정복합도시특별법 등 아주 어려운 입법을 많이 성공시켰다. 돌파력이 있었다고 평가받는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경쟁 상대인 추미애 당선인의 ‘여성 전사’ 이미지를 의식한 결과다. 지방투어를 하고 있는 추 당선인은 7일 경북대 특강에서 “쇠고기 협상을 보면 국가의 역할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국제시장의 논리 앞에 국민의 안전권과 국가의 검역 주권이 실종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대표 후보인 천정배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재야단체와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다. 광우병 발생 위험 국가의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내용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원혜영·김부겸·이강래 의원 등 원내대표 주자들도 뒤지지 않고 ‘강한 야당’을 외친다.
한·미 FTA 문제만 해도 수도권 출신인 원·김 의원은 당초 긍정적이었지만 쇠고기 파문이 터진 이후엔 ‘시기상조’로 돌아섰다. 농촌 출신인 이 의원은 아예 “개인적으로 반대”라고 못 박았다. 홍재형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선언에서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새롭게 실천하는 강력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경론이 득세하는 배경엔 18대 국회에서 81석의 소수 야당으로 거대 여당과 맞서야 하는 데 대한 부담감도 깔려 있다.
김정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