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례적 對北지원 속셈-물에 빠진 북한에 화해 손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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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북한을 끌어안으려는 중국의 대북(對北)선심공세가 한창이다.
특히 중국의 대북 지원은 과거 극비리 행해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정치.경제.군사등 각 방면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돼 주목을 끌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3천만元(약30억원)규모의 물자와 쌀10만등 대규모 수재지원.구호물자는 의류.모포등 대부분 월동용물품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지원이 과거 연간 식량 1백만 지원과 비교하면 결코 대규모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자체 식량부족 사태를 겪은 이후 식량 수출및 지원금지 방침인데다 올 여름 동북지방에 홍수가 발생한 터여서 북한에 대한 이번 지원은 특별배려라고 할 수 있다.
정치.군사 유대관계도 부쩍 강화되고 있다.최근 2개월간 양국고위급 인사교류만도 20회에 육박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 북한노동당 창건 50주년을 맞아 9일 김정일(金正日)앞으로 양국간 우호불변및 관계증진을 다짐하는장문의 축하전문을 타전했고 6일엔 이례적으로 주창준(朱昌俊)북한대사를 초치해 노동당창건 축하연회를 베풀었다.
뿐만 아니라 장주석은 8월말 북한 왕재산경음악단의 베이징(北京)공연에 직접 참가,출연자들을 일일이 격려할 만큼 공개적으로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 중공군 한국전참전 45주년인 25일엔 대규모 고위군사대표단이 평양을 찾을 예정이다.
중국측의 이같은 선심공세는 지난 92년 한-중수교 이후 최저수준으로 치닫던 양국관계를 복원시키려는 정책적 배려다.
홍수.경제난등으로 붕괴위험에 빠진 김정일정권에 도움을 주어 외교적으로 최대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자는 전략으로 풀이 된다. 특히 다음달 중순 한국방문을 앞둔 장주석으로서는 남북한 등거리 외교차원에서 미리 북한측을 다독거려 놓으려는 속셈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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