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더그라운드 영상 독립영화 100분 다큐로 12월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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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젊은 영화인들이 사회 구석구석을 영상으로 기록하거나 극영화로꾸며 일반영화관이 아닌 대학.사회단체등에서 부정기적으로 상영하는 비상업적 영화가 독립영화다.글대신 영상으로 자신들의 생각과상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한국 언더그라운드 영상문화를 주도해온 젊은 독립영화인들이 『한국독립영화』라는 제목의 1백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에 우리의 독립영화사를 담는다.이 영화는 독립영화협의회 대표 남희섭(35)감독과 신촌영화창작소 대표 김덕영(30)감독이 공동기획.제작하며 연출은 김감독이 맡는다.金감독은 극영화인 『저물어가는 1989년』등 10여편의 독립영화를 연출한 경력이 있다.
지난달말 자료조사에 들어간 제작진은 이달말 촬영을 시작,12월초 영화를 공개할 예정이다.내용은 10여명의 독립영화 감독들에 대한 인터뷰와 『상계동 올림픽』 『어머니 당신의 아들』등 20여편의 주요작품에 대한 집중적인 소개및 분석으 로 이뤄진다.독립영화의 실체와 역사가 공식적으로 정리,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80년대초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국내에 처음 등장한 독립영화는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바람에 아직 비공식 영화에 머물고 있다.하지만 지금까지 3백편 가까운 작품을 냈고,최근 들어서는 매년 30여편의 작품을 제작하는등 물량면에서 큰 성장을 이뤘다.게다가 극영화는 물론 만화영화,컴퓨터 그래픽에 이르기까지 형식면에서도 발전을 거듭해 왔고 소재도 정치사회적인 부분에서 「결혼.가족.성」「미디어 숲속의 사람들」등 가족.첨단문화등으로 폭을 넓히고 있다.
金감독은 『지금까지 대학이나 사회단체에만 알려졌던 독립영화의매력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제작의도』라고말했다.영화라면 무조건 대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만 연상하는 사람들에게 비디오 카메라나 8㎜.16㎜ 카메라를 배워 손수 극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보는 또다른 영상 세계가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독립영화가 영화산업의 토대로 불릴 만큼 중요하게 인식돼 많은 지원이 있으나 국내에서는 최근 문화체육부 주최의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비디오축제」에 참가하면서 2백만원을 지원받은게 고작』이라며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의 경우 젊은 독립영화인들이 5년에 걸쳐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후프 드림스』가 지난해 비평부문에서 최고 권위인 뉴욕영화제에 공식초청되는등 독립영화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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