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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성 없는 무안공항 국제선 광주공항으로 다시 이전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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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998년 3월 건교부가 발표한 ‘호남권 신공항 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2002년 546만6000명, 2005년 652만5000명, 2010년 878만7000명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라남도도 개항만 하면 국제선 주 50여 편은 문제없는 것처럼 홍보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된 것이다. 겨우 주 9편, 그것도 위태로운 상태에서 취항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공항이란 최소한 10개 노선, 주 50회는 있어야 하는데 10편도 못 미치는 것이다. 이런 터무니없을 정도로 뻥튀기를 한 정부 책임자는 누구인가. 그 책임자를 밝혀내고 광주 시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안공항으로 국제선을 이전한 당시 건교부 장관의 책임도 물어야 한다. 무안공항 문제에 대해 숱한 토론회가 있었지만 당시 건교부 직원은 단 1명도 참석하지 않았었다.

무안공항은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뺏아가기에 앞서 자체적으로 정기노선을 만든 후 가져가는 것이 맞았다. 지금 무안의 정기노선은 광주공항에서 가져간 상하이 외 대만 노선뿐이며 나머지는 1~2개월 정도 취항하는 전세기들이다. 쉬다 가다 하는 전세기는 아무리 많아도 정기노선으로 이어질 수가 없다.

무안공항은 지금까지 6개월이나 취항시켰으나 결국 희망 없는 공항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공항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나머지 구간이 개통되어도 소용없는 일이다. 광주공항은 기존의 상하이, 선양, 창사, 베이징 4개 정기노선 이외에 후쿠오카, 방콕, 대만, 칭다오, 홍콩, 방콕, 마닐라 등 최소 10개의 정기노선으로 늘어났다.

무안공항이 무한하지 않는 이유는 이용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적은 호남 이용객은 또 무안공항으로 인하여 세 조각으로 나뉘어졌다. 목포권은 무안공항으로, 동부권은 김해공항으로, 전북은 청주공항이나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있다. 그 때문에 호남은 국제화가 후퇴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국인 출국과 외국인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렸다. 지난해 국제선 이용객은 3731만5036명으로 수도권이 87%인 3242만3987명, 영남권이 8%인 304만8170명, 제주도가 4%인 154만4370명, 충청권이 0.43%인 16만934명, 호남권이 0.36%인 13만5665명이었다.

이제 6개월간의 시험운항은 끝났다. 별다른 국제선이 없을 경우 정부에서는 무안공항의 국제선을 광주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광주와 전남은 공멸하게 된다. 국제공항이란 경제 논리에 맞아야 한다. 광주·전남의 상생을 위하여 공항문제는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할 일이다.

강원구 동신대학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