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 신문 찍듯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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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LGD)가 신문 인쇄하듯이 LC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LGD는 얇은 유리기판 위에 회로를 한 번에 새겨 넣을 수 있는 ‘롤 프린팅’ 방식을 적용한 LCD 패널을 만들었다고 15일 발표했다. LCD 패널은 박막트랜지스터(TFT)·컬러필터·셀·모듈 등 네 가지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얇은 유리에 회로를 새겨 넣고(TFT), 또 다른 유리에 빨강·녹색·파랑의 필터를 입히며(컬러필터), 이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액정을 넣고(셀), 백라이트유닛 등을 붙이면(모듈) 패널이 완성된다.

지금까지 TFT와 컬러필터 공정은 포토 방식을 주로 썼다. 유리에 회로를 인쇄한 다음 화학약품으로 필요 없는 부분을 녹여 회로를 새기는 방식이다. 이번에 개발한 롤 프린팅은 이 가운데 인쇄하는 과정을 대폭 개선했다. 이전에는 유리에 감광물질을 바르고 빛을 쬐어 현상해야 했다. 마치 필름으로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는 것과 비슷하다. 롤 프린팅은 이 과정을 원통형 롤러 하나에 모았다. 윤전기 안에 원통이 한 바퀴 돌 때마다 신문 한 페이지가 인쇄되는 것처럼 롤러가 한 바퀴 도는 동안 지나가는 유리판에 회로가 인쇄된다. 그만큼 속도가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든다.

이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정인재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롤 프린팅 공법을 컬러필터뿐 아니라 TFT 공정에까지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며 “노광·현상 등에 쓰이는 장비와 재료비가 줄어들고 제조 시간도 짧아져 포토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D는 20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이 공법을 적용한 모니터용 38㎝(15인치) 패널을 출품할 예정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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