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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튀김닭 맘놓고 드세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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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 24면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 피해가 전북에서 전남·경기에 이어 영남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닭고기·오리고기와 달걀 먹기가 왠지 꺼림칙하다는 이들이 많다. 2003, 2006년 두 차례에 걸친 AI 사태 때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올해 AI가 처음 발생한 4월 초만 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는데…. 양계업계와 외식업계는 매출이 급감하자 울상이다. 무료 시식회와 캠페인을 하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을 불식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AI는 조리한 음식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닭이나 오리고기·달걀을 먹고 AI가 인체에 감염된 경우는 세계적으로 한 건도 없었다.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한 AI 감염자와 사망자들은 대부분 AI 발생 농가에 근무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닭이나 오리, 또는 그 분비물과 직접 접촉한 경우다. 국내에서도 매몰 작업에 참가한 사람들 가운데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는 있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문제가 없었다. 만약 최근 AI 발생지역의 철새 도래지나 농가를 방문한 적이 있다면 보건소에 신고해 진단 시약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현재 AI 감염 조류가 있는 농가는 물론 인근 농가의 닭·오리 등은 모두 매몰하고 있어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 농림수산식품부 동물방역팀의 김창섭 과장은 “정상적인 닭고기는 도축 과정에서 피를 빼내기 때문에 붉지 않다”며 “그런데 인체에 감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AI에 걸린 조류는 금세 죽을 뿐 아니라 죽은 닭의 혈액이 응고돼 털이 뽑히지 않는 등 정상적인 도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유통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만의 하나 감염이 확인되기 전에 유통된 닭이나 오리가 있다 하더라도 AI 바이러스는 섭씨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간 가열하면 죽는다. 삼계탕이나 찜닭·튀김닭을 먹어도 AI바이러스에 감염될 염려는 없다는 뜻이다. 또 AI는 주로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할인점 등에서 구입한 생닭을 만져도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음식을 조리하기 전후엔 언제나 그렇듯 손을 잘 씻는 게 좋다.

달걀의 경우도 현 상황에선 문제가 없다. AI에 감염된 산란 닭은 제일 먼저 산란을 멈춘다. 바이러스가 달걀이나 오리알의 껍데기를 뚫고 들어갈 수도 없다. 또 바이러스에 감염된 조류의 배설물이 묻은 달걀이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AI가 발생하면 해당 농가의 닭이나 오리만 묻는 게 아니라 달걀도 모두 폐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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