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억 달러 넘는 부호만 110명…권력 줄대기 시작되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0호 18면

러시아의 재계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시장보다 권력이 이권과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전체주의 사회에서 권력 교체는 태풍을 예고한다. 푸틴은 정권을 잡은 다음 올리가르히(과두재벌)들을 손보는 한편 민영화된 전략 기업·산업을 다시 국영화했다. 억만장자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석유재벌 미하일 구체리예프, 해운재벌 유리 니키친 등 수십 명이 해외로 망명했다. 석유재벌 유코스의 최고경영자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사기·세금포탈 혐의로 5년째 수감돼 있다.

286억 달러 가진 최대 부호 데리파스카 행보에 관심

미국 경제지(誌) 포브스는 올 4월 재산 규모 10억 달러를 넘는 러시아 부호가 11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 잡지는 ‘러시아 100대 부호’ 명단에서 세계 최대 알루미늄기업 UC루살(Rusal)의 대주주 올레그 데리파스카(40)를 1위(286억 달러·세계 9위)로 평가했다. 그는 이른바 ‘알루미늄 전쟁’을 거쳐 시베리아 광산과 관련 업체를 독식했다. 그가 거느린 BE그룹은 이제 자동차·에너지·금융·건설 분야를 망라한다. 하지만 그는 해외자금 조달과 법정 소송들 때문에 권력의 눈치를 봐야 할 처지다.

석유재벌 겸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41·243억 달러)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부(富)를 과시하는 인물이다. 1990년대 초 석유사업으로 돈을 벌어 ‘옐친의 현찰 창구’라는 별명을 얻다 푸틴의 후원자가 됐다. 푸틴이 손본 재벌들의 사업체를 상당 부분 인수했다. 지난해 9월 초대형 여객기 A380(3억 달러 상당)을 자가용으로 쓰려고 주문해 화제가 됐다. 전용 헬기 3대, 호화 요트 3척, 영국·프랑스의 고급 저택 7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일 프리드만(43·208억 달러) 알파그룹 회장은 석유기업(TNK-BP)부터 이동통신업체, 최대 민간은행까지 갖고 있다. 그는 푸틴 시대에 크렘린과의 관계를 잘 풀어 나갔다. 하지만 석유 분야 국영화 정책에 따라 TNK-BP의 지분 50%를 가스프롬에 매각해야 할 처지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최근 ‘중용이 기대되는 기업인 6명’ 중 첫째로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사장을 손꼽았다.

가스프롬의 시가총액은 2500억 달러에 달한다. 밀러는 젊었을 때부터 푸틴과의 인연이 각별한 데다 메드베데프와는 ‘가스프롬 인맥’으로 묶여 있다. 이 밖에 블라디미르 포타닌 인테로스 회장, 세르게이 체메조브 러시안테크놀로지 사장, 블라디미르 야쿠닌 철도공사 사장이 주목받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