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원혜영·이강래·김부겸,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3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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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민주당의 원내대표 자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18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여당에서 제1야당으로 신분이 바뀐다. 정권 교체와 더불어 의회 권력까지 바뀐 만큼 민주당에서 차지하는 원내대표의 비중은 크다.

현재 원내대표 경쟁은 원혜영·이강래·김부겸 의원 간의 3파전으로 흐름이 잡히고 있다. 한때 자천 타천으로 10여 명이 거론됐지만 5월로 접어들며 3선 의원 세 명이 주도권을 다투는 양상이다.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던 이낙연 의원은 2일 “상임위원장으로 일하고 싶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나라당과의 원 구성 협상을 위해 민주당의 원내대표는 아무리 늦어도 26일까지는 선출돼야 한다.

세 명의 후보는 장단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원 의원은 2일 ‘소통의 리더십’을 역설했다. 그는 “양김(김영삼·김대중)이 민주화와 야당 발전에 큰 역할을 했고 거기에는 카리스마가 주된 작용을 했지만 이미 시대와 국민이 바뀌었다”며 “이제는 소통을 통한 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통을 강조하는 화합형 리더십은 원 의원의 강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당 내에서 고른 지지를 받지만 확실한 지지 기반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 내에선 ‘수도권 원내대표-호남 당 대표’ 구도로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정세균 의원과 연대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 의원은 정체성을 강조한다. 그는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토론과 논쟁으로 세월을 다 보냈다”며 “여당이 추진하는 신자유주의와 보수주의 핵심 정책들에 대응하는 민주당의 정책적 공통 분모를 정기국회 이전에 도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원-순창이 지역구인 이 의원 측은 범 정동영계를 1차적 지지 기반으로 보고 있다. 박상천 대표 등 구 민주당 출신들과의 연대도 강조한다.

호남 출신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 의원은 “지금 상황에 적합한 인물이 누구인지를 가려야지, 모양 맞추기에 급급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유연한 뚝심’을 내세우고 있다.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선 머릿수 대결보다는 정치력이 힘을 낸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싸울 땐 단결해 싸우겠지만 일상적인 대여 관계에선 ‘한 개 주고 두 개를 받는’ 협상력이 있어야 한다”며 “의원마다 전문 영역을 예비내각 개념으로 배분해 정책적 차별성을 입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출신이란 지적엔 “한나라당의 메커니즘을 잘 아는 만큼 오히려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손학규 캠프에 참가한 의원들의 좌장 격이었던 그는 친손학규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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