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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대통령배는 우리 것” 경기고·덕수고 우승 다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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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덕수고와 서울고의 준결승. 덕수고 이인행<右>이 3회 말 이현민의 내야 땅볼 때 2루에서 포스 아웃되고 있다. 8회 말 6점을 뽑아내 역전승을 거둔 덕수고는 배명고를 물리치고 올라온 경기고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사진=양광삼 기자]

경기고와 덕수고가 제4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경기고는 배명고를 4-1로, 덕수고는 서울고를 7-1로 각각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1905년 국내 최초로 고교야구부를 창단한 경기고는 단 한번도 대통령배 우승컵을 품에 안지 못했다. 2000년 대회 준우승이 역대 최고 성적. 덕수고도 창단 28년 만에 첫 우승에 도전한다. 덕수고는 2004년 대회 결승전에서 인천고에 2-4로 져 준우승한 뒤 4년 만에 정상 도전에 나선다. 결승전은 3일 오후 1시 목동구장에서 열린다.

◇덕수고 7-1 서울고

서울고는 1회 초 선두 타자 박건우가 우월 3루타를 때린 뒤 김재곤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얻었다. 기회는 이어졌다. 안치홍과 김경오가 각각 좌전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더블 스틸까지 성공하며 2사 2, 3루가 됐다. 위기에 몰리자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몸이 덜 풀린 에이스 성영훈을 마운드에 올린 것. 프로야구 두산 입단 예정인 성영훈은 김동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초고교급 투수’란 수식어에 걸맞게 성영훈은 이후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덕수고 마운드를 지켰다. 8과 3분의 1이닝 무피안타·무실점에 삼진을 10개나 빼앗았다.

서울고 선발 최성민에게 막혀 6회까지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던 덕수고는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배상현이 2루수 실책으로 나간 뒤 문기화의 희생번트, 이인행의 3루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힘겹게 지켜오던 리드를 잃자 서울고는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서울고는 8회 말 수비 때 유격수 실책으로 선두 타자를 2루까지 보냈다. 전인환은 민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맞은 무사 1, 2루에서 김경도의 번트 타구를 무리하게 3루에 송구하다 타자와 주자를 모두 살려줬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투수들도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볼넷 3개와 2루타 1개를 내주며 6점을 헌납했다.

◇경기고 4-1 배명고

1회 말 배명고는 1사 주자 2, 3루의 기회를 잡았다. 후속 타자는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타격 재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4번 타자 강인균. 하지만 강인균은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한숨을 돌린 경기고는 3회 초 반격에 나섰다. 홍창환과 오지환이 연속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주자 1, 2루가 됐고, 임경모가 중전적시타를 쳐내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진 김종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오지환이 홈을 밟아 추가 득점. 경기고는 5회 초에 2점을 더 뽑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준준결승에서 광주일고를 19회 연장 끝에 물리치고 올라온 배명고는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등 안타 수에서는 10-8로 앞서고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무릎을 꿇었다.

글=하남직·김민상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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