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2,800t 실은 유조선 침물 부산앞바다 오염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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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釜山=姜眞權기자]벙커C유 2천8백79을 실은 유조선이 부산다대포앞바다에서 좌초한 뒤 무리한 예인으로 침몰되면서 다량의 기름이 유출돼 해양을 크게 오염시켰다.
21일 오전 4시55분쯤 부산시사하구다대동 남형제도 앞 12마일 해상에서 유일해운(대표 韓基瓚.70)소속 경남울산 선적 유조선 제1유일호(1천5백.선장 金仁圭)가 부주의로 정규항로를벗어나 운항하던중 암초에 부딪쳐 좌초했다.
이 사고로 좌현 왼쪽 4번탱크가 찢어져 벙커C유 일부와 기관실의 빌지(기름과 물 혼합물)1천ℓ 가량이 흘러 나와 너비 10가량의 기름막이 거제도쪽으로 10마일 가량 형성되는 등 인근해역을 오염시켰다.
사고가 나자 부산해경과 해군은 오전10시50분쯤 암초에 걸려있던 유일호를 끌어 내리는 데 성공,사하구감천항쪽으로 예인했으나 무리한 작업으로 오전 11시53분쯤 바닷물이 기관실로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가라앉기 시작해 10여분만에 침몰했다.
수심 60여의 침몰해역에는 암초가 많아 또다른 유류탱크가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북상중인 제14호 태풍 라이언이 23일부터 부산일원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유일호는 21일 0시쯤 울산 유공해운 부두에서 벙커C유 2천8백79을 싣고 전남 광양항으로 가던 중이었으며 선장金씨 등 선원 12명이 타고 있었으나 모두 해군경비정에 의해 구조됐다.
부산해경 경비정과 오염관리정,해군3함대 경비정과 구난함 등 10척이 출동해 오일펜스 설치 등 기름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으나사고해역에 3~4 높이의 파도가 치는 등 기상이 좋지 않아 이날 오후7시께 방제작업을 일단 중단했으며 유류의 정확한 유출량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유일해운측은 빠른 시일내에 선체를 인양키로 했으나 인양방법 결정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최소한 1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편 사고원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부산해경은 사고 당시 항해당직을 서고 있던1항사 고재봉(高在峯.40)씨에 대해 업무상 과실(선박매몰)및해양오염방지법 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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