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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국제 산악챌린지대회"1천여명 참가 성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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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서늘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산길을 달리는 산악마라토너 1천여명의 발걸음이 발왕산(1천4백58)을 수놓았다.
17일 오전8시 용평리조트 렌탈하우스 앞.「95국제 산악챌린지대회」에 참가한 남녀노소 1천1백64명(외국인 17명)이 모여 경쾌한 에어로빅에 맞춰 몸을 풀었다.
해발 7백를 넘는 고지대라 쌀쌀했지만 움츠리는 사람은 없었다.경남 진주에서 올라온 이 대회 최고령자 임삼용(79)옹도 젊은 시절로 되돌아간 듯 신세대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몸을 흔들고있었다. 이 대회 참가부문은 남자는 청년부(39세이하).장년부(40세이상~59세이하).노년부(60세이상)이고 여자는 청년부(29세이하).일반부(30세이상)였다.3명이 참가하는 가족팀은 18개팀에 54명.
체력에 따라 코스도 달랐다.
남자 청년부와 장년부,여자 청년부는 용평리조트 렌탈하우스를 출발해 발왕산 정상을 오른 뒤 용평리조트 렌탈하우스로 내려오는25㎞ 구간.
남자 노년부와 여자 일반부,가족팀은 렌탈하우스를 출발해 발왕산 중턱을 정점으로 돌아오는 18㎞ 구간.
오전 9시,드디어 출발신호가 울렸다.
간편한 운동복을 입고 경쾌하게 발을 내딛는 마라토너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주었다.
첫 고비는 45분쯤 지나 찾아왔다.골드정상 부근에 있는 해발1천2백쯤의 「깔딱고개」.울창한 수림에 싸여 있는 이곳은 경사도가 높아 걸어서 오르기도 힘들다.게다가 등산로가 좁고 돌이 많아 자칫하면 다치기 쉬운 곳.그래선지 그동안 힘을 안배하며 달려온 「현명한」 마라토너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곳을 지나면 길이 넓어지면서 정상까지는 비교적 쉽게갈 수 있다.
정상에 도달한 마라토너들은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띤채 산아래를 잠시 내려다 보았다.드디어 달려서 정상을 밟은 것이다.
걸어서도 힘든 산 정상을 뛰어오른 뒤 느끼는 강한 성취감.참가자들은 「산악마라톤의 맛」을 비로소 느낀 듯했다.
그러나 아직 반밖에 오지 않았다.이제부터 내려가는 코스다.선수들은 큰 탈없이 골인지점을 향해 뛰어갔다.
청년부 1위는 일본인 유지 세리자와(32)가 1시간 56분의기록으로 차지했다.그는 후지산 산악마라톤 7년 연속 우승한 세계적인 산악마라토너로 경기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청년부 2위와 3위는 거의 동시에 골인점을 통과한 남궁만영(27)씨와 이동규(34)씨가 차지했다.
남자 청년부에서 주목을 받은 인물은 황준남(13.횡계군 도남중학교 1년)군.어린 나이에도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완주해 주위의 찬사를 들었다.
가족팀에서는 김종서(37)씨 팀이 눈길을 끌었다.
아들 우태(9).딸 지혜(6)와 팀을 이뤄 참가한 金씨는 18개 팀 가운데 가족의 합산 나이가 가장 적었다.
金씨는 『마라톤이 외로운 스포츠가 아니란걸 느꼈다』며 『내년에도 가족과 함께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용평=河智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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