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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국가경쟁력] 육지~섬~섬 다리로 연결 ‘관광 클러스터’ 개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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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해안고속도로가 끝나는 전남 목포시 연산동. 29일 오후 바다 건너 신안군 압해도까지 이어지는 압해대교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길이 3563m, 왕복 4차로에 사업비 2096억원이 투입된 이 다리가 7월 개통되면 인구 7600여 명의 압해도는 뭍과 연결된다. 신안군 섬 대부분의 교통도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압해도 서쪽 끝 송공항에서 여객선이 뜨면, 자은도·암태도·팔금도·안좌도·비금도·도초도 같은 인근 섬으로 가는 배 시간도 훨씬 단축된다.

전남에 있는 섬은 1964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섬의 62%에 달한다. 신안군의 경우 827개 섬만으로 이뤄져 있다. 또 리아스식 해안이어서 해안선의 길이가 전국 해안선의 절반인 6419㎞나 된다. 해양 생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갯벌은 1054㎢로 전국의 44%를 차지한다. 하지만 압해도와 달리 대부분의 섬은 뭍과 단절돼 있다. 섬들은 육지 또는 다른 섬들과 연결되는 다리가 없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도 관광상품으로 제대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완도군 신지도에선 2005년 완도에 연결되는 다리가 놓인 뒤 한 해 10만 명이던 관광객이 98만 명으로 늘어났다. 전남도는 섬을 육지와 잇는 연륙교, 이웃 섬과 이어 주는 연도교 103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35곳만 완공됐다. 사옥도~증도 연도교(길이 900m)와 압해도~무안군 연륙교(길이 925m) 등 건설 중인 다리는 16개에 그친다. 나머지는 설계 단계이거나 장기 계획으로 남아 있다.

각종 규제로 인한 빈약한 편익시설도 섬 개발을 막고 있다. 홍도의 경우 연간 60만 명의 관광객이 오지만, 섬 전체가 해상국립공원이자 천연기념물이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다. 홍도에 있는 숙박업소 10곳 가운데 9곳이 무허가로 영업하는 실정이다.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전남의 섬과 해안이 사회간접자본만 잘 갖추면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중국 등으로 나가는 내국인을 줄여 우리나라 관광 수지 적자의 절반(2007년 약 7조원)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규 전남도립대 관광레저과 교수는 “국민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산 같은 내륙 자원보다 섬·바다를 비롯한 해양자원을 찾고 즐기는데, 이런 점에서 전남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는 29일 관광산업 증진을 위해 남해안에 2012년까지 섬, 크루즈 관광, 이순신, 공룡, 습지의 다섯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관광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해양관광 개발과 관련한 종합적인 규제 개선 방안을 9월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10월 말까지 남해안 관광 클러스터 계획을 짜기로 했다.

이해석·천창환 기자

◇클러스터(Cluster)=영어로 집단을 뜻함. 비슷한 업종이면서 기능이 다른 기업 또는 기관이 일정 지역에 모여 있는 형태. 한곳에 모여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조성된다. 우리나라의 대덕연구단지나 미국의 실리콘밸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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