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시가 대구 진출을 추진 중인 현대백화점과 롯데쇼핑 측에 요구한 내용이다.
기존 상권을 보호하고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동혁 대구시 경제정책팀장은 “서울 등 외지업체가 지역에서 번 돈을 유출하고 상권을 잠식해 지역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통업체 각축전 본격화=현대백화점은 2010년 말까지 대구점의 문을 열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이 2003년 대구점을 연 이후 5년 만에 서울에 본사를 둔 백화점이 다시 진출한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동아백화점 쇼핑점 서쪽 계산동에 3200억원을 들여 지하 6층, 지상 9층의 대구점을 짓기로 했다.
올해 착공해 2010년 완공할 예정이다. 이 점포는 영업면적이 4만9500㎡로 대구백화점 프라자점(3만4200㎡), 롯데백화점 대구점(3만3000㎡)보다 훨씬 넓다.
현대백화점은 대구점을 명품 중심의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부유층을 겨냥하는 등 지역 백화점과 차별화된 영업 전략을 세우고 있다.
롯데쇼핑도 동구 율하동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아파트 안 상업용지에 지하 1층, 지상 8층의 롯데쇼핑센터를 짓는다. 롯데쇼핑은 올해 착공,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에 개점키로 했다. 롯데쇼핑센터에는 대형 마트 9414㎡, 백화점 7589㎡, 임대매장 4187㎡와 푸드코너·문화시설 공간이 들어선다. 시는 롯데쇼핑센터가 4차 순환도로 외곽으로 도심 교통난을 야기할 우려가 없고 대규모 아파트단지 주민의 편의를 위해 대형 마트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입점을 허용했다.
◇“지역 기여도 높여라”=김범일 대구시장은 지난달 민형동 현대백화점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서울 등지에 본사를 둔 유통업체가 대구에서 번 돈을 서울로 송금하는 바람에 자금난이 심해지고 경기도 살아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현대백화점이 지역업체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 그룹의 경청호 부회장은 30일 대구은행 비즈니스룸에서 현대백화점의 대구 진출에 따른 설명회를 열고 ^최상류층의 고객을 공략해 지역 백화점 타격 최소화^유기농 식품 등을 취급해 재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내용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롯데쇼핑도 대구시의 요청에 따라 애초 1만9000㎡로 계획했던 대형 마트 면적을 절반 정도로 축소했다. 재래시장 등이 입을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겠다는 것이다. 개점 후에는 전 직원의 급여를 지역 은행을 통해 지급하고, 대구시의 공동브랜드인 쉬메릭과 지역 중소기업 제품의 납품을 늘릴 방침이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