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어린이날, 자녀들에 ‘건강’ 선물 어떠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동심의 5월을 반기며 고사리 손을 흔드는 나라의 대들보들. 하지만 거리를 둘러보면 화려한 상혼이 장난감과 먹거리, 그리고 때때옷으로 치장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오색의 풍선 속에 가슴 가득 선물 보따리를 든 채 해맑은 미소를 띠는 미래의 꽃들. 진정 나라의 기둥이자 주인공으로 키우고 싶은 부모라면 우선 아이들의 건강 보따리부터 선물해 보자.

◇어릴수록 감염병 치레 잦아 =‘개구쟁이라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무슨 잔병치레가 이리도 잦은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하기 쉽다. 실제 어릴수록 감기·배탈·설사병 등이 빈발하는 것은 물론 폐렴·축농증·중이염·요로감염 등 감염병에 시달린다.

어릴수록 ^장기도 미성숙하고 ^병에 대처하는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데다 ^난생 처음 접하는 병도 많다 보니 똑같은 병을 앓아도 심하게 앓는다.

예컨대 감기만 걸려도 어릴수록 증상이 심하다. 가스를 교환하는 허파꽈리의 숫자는 작고, 기도는 좁으며, 점액질 분비가 많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아이가 어젯밤만 해도 콧물을 흘리면서 간간이 기침만 했는데 오늘 아침부터는 가래 끓는 기침을 심하게 한다”며 병원을 찾는 이유다.

또 면역기능이 약하다 보니 상기도를 침범한 바이러스가 곧바로 아래쪽 호흡기까지 침범해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 심한 병으로 쉽게 진행한다.  특히 어릴수록 난생 처음 마주치는 병균들과 어떻게 대처할지 몰라 병을 키우기 쉽다. 일례로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어른들은 어릴 때부터 수십 번의 감염 과정을 거쳐 몸 속에 항체(대항할 무기)가 존재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감기처럼 앓다 지나간다. 하지만 어린이는 호흡기 전반에 퍼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예방접종과 위생습관은 부모 몫 =감염병 예방엔 예방접종이 최선의 대응법이다.

통상 신생아 시절부터 두 돌에 이르기까지 부모들은 예방접종을 제때 맞힌다. 하지만 두 돌이 지나서 맞혀야 하는 추가 예방접종은 자칫 소홀하기가 쉽다. 대표적인 예가 초등학교 입학 전후에 추가로 맞히는 홍역·볼거리·풍진 예방접종이다.

이 백신은 생백신이라 원칙적으로는 영아기에 한 번 접종하면 항체가 생겨야 한다. 하지만 첫 접종을 열병 등을 앓는 통에 자칫 빼먹은 경우, 또 첫 접종 때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도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에 추가 접종을 해야 한다. 12세 때 다섯 번째 추가접종이 필요한 뇌염 예방 접종도 부모들이 놓치기 쉬운 예방백신이다.

A형간염 백신도 권장된다. A형간염은 이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먹었을 때 전염되는 일종의 수인성 전염병. 위생상태가 나빴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 앓고 지나가면서 항체가 형성됐다. 하지만 위생상태가 좋은 요즈음 어린이들은 대부분 걸리지 않고 지나가 면역력이 없다. 반면 이 병은 나이 들어 앓을수록 증상이 심하다.

각종 감염병은 손씻기만 제대로 해도 3분의 2는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유아기부터 용변 후, 외출 후, 놀이 후, 식사 전 등 손씻기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론 어른도 똑같이 해야 한다. 예컨대 아무리 반가워도 퇴근한 부모가 손도 안 씻은 상태에서 집 안에 있는 아이를 덥석 안아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부터는 식중독 위험도 높다. 따라서 어린이에게 먹일 음식, 식기, 도마, 칼 등은 매번 철저히 소독하자 .

◇필요한 건강검진도 선물해야=건강해 보이는 어린이라도 생각지 않은 병에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어린이는 시기별 건강검진이 필요하다.

일례로 신장병의 단초를 제공하는 단백뇨도 간단한 소변검사로 발견할 수 있고, 급성장에 따르는 빈혈도 혈액검사로 쉽게 찾아내 치료할 수 있다. 어린이 두뇌 계발의 필수 요소인 시력과 청력 상태를 검사하는 일은 자기 표현이 부족한 어린이에겐 꼭 필요하다.

건강한 노후까지 생각하는 부모라면 1년에 두 차례는 아이와 함께 치과를 방문하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