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특목·자사고 학생의 하루는…

중앙일보

입력

후배들은 목표에 먼저 다가가 있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항상 궁금하다. 특목·자사고의 보통 학생들은 어떤 모습인지 시시콜콜한 일상을 들어보자.

한영외고 1학년 신원희양
   아침 6시 눈을 떴다. 30분 동안 AFN 방송을 보며 영어 듣기의 ‘감’을 유지한다. MP3로 팝송을 들으며 등교. 오전 수업을 들은 뒤 점심시간에는 밥을 빨리 먹고 동아리 모임에 갔다. 시사잡지인 ‘TIME’지를 원문으로 읽고 토론하는 동아리다. 국제 문제를 주로 다루는 전문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기 때문에 입학 직후부터 열심히 활동해오고 있다.
   수업이 끝난 후, 중학교 때 영어·수학 학원을 함께 다닌 친구 수정이와 수다를 떨었다. 과학 내신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놓자 친구는 “너도?”라며 공감한다.
   야간자율학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 학교와 학원 숙제를 한다. 주말에 가는 영어학원 과제물이 밀렸다. 자정이 조금 넘어서야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서울과학고 1학년 남동훈군
   일어나보니 아침 7시 반, 지각이다. 새벽 2시까지 다큐멘터리에 빠졌던 탓이다. 오전 수업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엔 틈틈이 영어 단어집을 본다. 텝스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어휘부터 다시 시작했다. 수업이 조금 일찍 끝나 생명공학 탐구 동아리 멤버들이 모였다. 외국 웹사이트에서 얻은 최신 유전자 관련 학계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카이스트와 미 MIT 진학을 꿈꾸는 동아리 친구들이 관심을 보인다. 모임 후, 최근 그만둔 과학 학원을 다시 찾았다. 경시대회 입상에 많은 도움을 준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서다. 집에 와서 수업 중 이해가 잘 안되던 화학 실험 과정을 복습하는 데 집중했다. 자정 무렵, 또 지각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좋아하는 밴드의 음악을 들으며 일찍 잠을 청한다.

현대청운고 1학년 김중호군
   아침 7시 35분. 학교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교실로 들어섰다. 반 아이들은 이미 자습 중이다. 조용히 『맨큐의 경제학』을 펼쳤다.
   수업이 시작됐다. 생물 시간에는 조별로 수행했던 프로젝트 결과를 발표했다. 생물학 연구 동아리에서 한 번 다뤄본 내용이라 수월했다. 친구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고교과정을 벗어난 내용으로 토론이 계속됐다.
   방과 후 학교 독서실로 자리를 옮겨 『수학의 위대한 순간들』 책을 읽었다. 휴게실엔 관심사가 비슷한 아이들끼리 모여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모습도 보인다. 친구들은 학원에 가는 것보다 또래 학습으로 더 많은 효과를 봤다고 말한다.
   밤이 깊어서야 기숙사로 돌아왔다. 서울대 의대 합격이라는 목표를 다시한번 머릿속에 떠올리며 잠자리에 든다.

프리미엄 김지혁·최은혜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