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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잔 후보가 '불공정 선거' 주장하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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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롄잔(連戰) 후보가 '선거 불공정'의 근거로 내세운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는 19일 발생한 '천수이볜 총통 피격 사건'이다. 검찰은 투표가 끝난 20일 밤 "사제 총기를 이용한 단순 범죄"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連후보는 피격사건이 '陳총통의 골수 지지자들이 벌인 자작극'의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連후보가 19일 '즉각적이고 투명한 수사'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저격범의 정체 및 배후 못지 않게 陳총통의 부상 수준도 논란거리다. 陳총통이 총알에 맞은 뒤 치료받은 타이난(臺南)시 치메이(奇美)병원은 21일 陳총통의 입원 장면을 담은 카메라 테이프를 공개했다. 陳총통은 차에서 내려 부축 없이 걸어서 수술실로 들어갔다. 야당은 "배꼽 아래 부위에 깊이 2㎝, 길이 11㎝의 총상을 입었고, 14바늘이나 꿰맸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連후보 측의 한 의원은 "사건 현장에서 치메이병원보다 더 가까운 병원이 두세 곳이나 된다"며 "더구나 총통 경호팀의 병원 명단에는 치메이란 이름이 없다"고 공개했다. 규정대로라면 경호팀이 비상 병원으로 지정한 청다(成大)병원으로 가야했다는 얘기다. 치메이 병원 측이 19일 아침부터 '요인을 맞을 준비'를 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통령이 경호 원칙을 무시하고 같은 차에 탄 것도 의문으로 지적됐다. 특히 무릎에 총알이 스친 뤼슈롄(呂秀蓮) 부총통이 방탄 조끼를 입지 않고 방탄 핸드백을 들었다는 점에 시선이 쏠렸다.

둘째 의혹은 33만여표나 되는 무효표의 숫자다. 대만 선관위는 "투표용지 30만여장이 누구를 찍었는지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고 발표했다. 무효표 숫자는 두 후보 간의 표차보다 10배나 많다.

셋째 의혹은 피격 시간(오후 1시45분) 직후 군.경.공무원 20여만명에게 내린 24시간 비상 경계 태세다. 이 바람에 민진당 집권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상당수의 공무원들이 투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타이베이=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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