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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눈부시다…절제된 화려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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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한국 사람들이 고급차를 구입할 때 가장 좋아하는 색상은 은색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판매 대수의 50% 이상이 실버 계통이다. BMW의 경우 3시리즈는 판매의 78%가, 5시리즈는 80%, 7시리즈는 60%가 실버 계열이다.

실버의 어떤 점이 매력적인 걸까. BMW코리아 관계자는 “실버 컬러는 금속성의 느낌에서 하이 테크놀로지를 상징하며, 무엇보다 차량 관리가 편하다”며 “절제된 느낌을 주는 색상으로 세련되고 차분한 분위기를 드러내기 때문에 한국 고객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실버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같은 실버 계통이라도 나만의 색상을 갖고 싶어하는 고객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BMW는 티타늄 실버, 스털링 그레이, 스페이스 그레이, 미네랄 실버 등 네 가지 실버 컬러를 보유하고 있다. 벤츠는 채도와 명도의 차이를 둬 큐버나이트 실버, 텔루리움 실버, 이리듐 실버, 브릴리언트 실버 등 네 가지의 독특한 실버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에도 세련된 느낌의 실버 컬러가 국산차로는 처음으로 적용됐다. 하이퍼 메탈릭이다. 이 컬러는 신소재 알루미늄 입자를 컬러에 적용해 선명한 메탈 느낌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체적인 색감은 다크 실버 계열의 색상을 사용해 벤츠나 BMW의 실버 컬러에 비해 감성적인 느낌을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실버 컬러를 돋보이게 하는 기술도 진보하는 중이다. 현재 BMW 차의 컬러는 모두 두 가지 이상 색이 섞인 것 같은 효과를 보여준다. ‘플립-플롭(flip-flop)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파장이 달라 색상이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 도장이 여러 겹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제네시스의 경우 ‘고광택 클리어 도장기법’이 쓰였다. 역시 국내 최초로 적용된 이 기법은 외장 컬러의 광택과 색상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한 번 더 코팅을 해 주는 방식이다. 차체 도장 면의 선명도와 감성 품질을 높여 주는 것은 물론 미세한 스크래치는 눈에 띄지 않게 해 준다. 제네시스 출시 초기에는 이 기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아 고객에게 차가 제때 공급되지 못한 적도 있다.

다른 브랜드에는 없는 독특한 컬러를 채택해 경쟁 브랜드와 차별하는 데 성공한 케이스가 재규어다. 재규어는 보석 오팔을 연상케 하는 ‘블루 프리즘’ 컬러를 선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푸른 빛을 띠지만 햇빛이나 조명 아래에서 보는 각도에 따라 황색·적색·녹색 등 다양한 색상을 보여준다는 점이 독특하다. 멀리서도 재규어를 금방 알아보게 해 준다.

기아차의 모하비도 실버 계통은 아니지만 고유의 컬러가 있다. ‘스위트 오렌지’다. 기아차의 브랜드가 지향하는 ‘즐겁고 활력을 주는’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그러나 스위트 오렌지 컬러의 판매 비중은 그리 높지 않고, 실버 또는 화이트 컬러가 주로 판매되고 있다.

좀 더 튀는 컬러를 원하는 고객은 특별 주문을 하면 된다. BMW의 경우 내장과 외장 컬러의 조합으로 수백 가지가 가능하다. 대신 차량을 인도받는 데 2∼3개월이 소요된다. 럭셔리 스포츠 세단인 마세라티는 외장 색상으로 10가지 컬러를 기본으로 제공한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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