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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이 밝히는 ‘외유’의 문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9호 08면

17대 의원 중에서도 의원 외교에 문제가 많다는데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심상정(진보신당) 전 의원은 해외 활동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부터 불투명하다고 지적한다.

심상정

그는 “상임위원장과 여야 간사가 대상 국가 등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해서 결정한다”며 “다른 의원들은 언제 어디로 가는지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상임위원장이 정치적 입장과 법안 통과 협조 등을 위해 의원들을 관리하고 포상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식으로 결정된 해외 활동이 실효성을 거두긴 힘들다”고 밝혔다.

심 전 의원은 “해외 활동을 통해서 어떤 점을 배우고 어떤 점을 정책적으로 참고할지 심의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급조된 해외시찰단이 많다”며 “그렇다 보니 현지에서의 면담이나 세미나 등이 알맹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 계획이나 취지에 맞게 일정이 짜여야 하는데 완전히 관광용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 “일정을 여행사에 맡기다 보니 전문성이 없어 고작 가이드를 붙이는 정도”라며 “의원들의 관심 사안이 반영돼야 하는데 상임위원장과 간사단 협의로 끝내는 점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두언

이 의원은 “해외 활동 계획을 상임위별로 할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안을 받아서 1년 단위로 계획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상임위 차원에서 페루를 다녀왔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도 당시 활동이 비효율적이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페루·브라질 등을 다녀왔는데 목적이 어떤 것이었나.
“그 나라의 환경이나 노동 정책 등을 살펴본다는 취지였다.”

-방문국을 결정하는 과정에 참여했나.
“상임위에서 ‘이번에 남미를 갈 건데 가겠느냐’고 해서 참가했다.”

-마추픽추에 갔나.
“그렇다.”

-이과수 폭포도 구경했나.
“맞다.”

-남미 방문 성과를 의정 활동에 활용한 사례가 있나.
“별로 없는 거 같다.”

-그때 만났던 외국 인사와 이후에 연락한 적은.
“없다.”

-누구를 만났는지는 기억 나나.
“솔직히 잘 안 난다.”

-당시 해외 시찰이 정책적으로 도움이 됐나.
“도움이 안 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비용 대비 효과의 측면에서 효율적이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나아지지 않을까. 그 외엔 별 방법이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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