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황제테니스.TV토론' 심경 토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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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여야 지도부와의 청와대 오찬 회동에서 지난 2006년 초 '황제테니스' 논란 때의 억울했던 심경을 뒤늦게 털어놨다.

이 대통령은 통합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대표로부터 BBK 사건으로 고소.고발된 민주당 관계자들에 대한 '큰 틀에서의 정치적 해결'을 주문받자 황제테니스 논란을 상기시키면서 "그때 나를 포함해 30∼40명이 검찰조사를 받았다"며 "이 얘기는 처음 하는 건데, 조사받은 사람 중에 나중에 화병으로 죽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던 정동영 전 대선후보가 고소.고발을 주도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당 의장이란 사람이 직접 나서서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며 "무혐의로 결론이 난 뒤 너무 억울해서 무고로 (정 전 의장을) 고소할까도 했지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대선후보 TV토론 당시 상황도 거론하면서 "정동영 전 의장이 TV토론회에서 나하고 토론하는 게 창피하다고 해도 웃고 말았다"고 밝힌 뒤 "이번 BBK 공방도 정치적 공방 차원에서 제기한 분들은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우리 정치는 이제 변해야 하고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선거는 이제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BBK 문제를 계획적으로 음해할 목적으로 거론한 사람은 여야를 막론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니 너무 걱정 안 해도 된다. BBK건은 한나라당에서 고발한 것이니 당의 문제"라고 여야 지도부에 공을 넘겼다.

이 같은 발언을 놓고 민주당내에서 조차 해석이 엇갈렸다. 당의 한 관계자는 "BBK 사건을 정치적으로 풀 생각이 없다는 뜻인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으나, 회동에 배석했던 차영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황제테니스나 대선후보 토론때도 참았는데 이번 사안도 정치적 공방으로 본다, 그러니 여야가 점진적으로 풀라는 뜻으로 들었다. '야당탄압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3번이나 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손학규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분명히 말한 것은 BBK 문제는 정치공방이었고 정치공방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 대통령 얘기대로 타협과 통합의 정치 정신에 기초해 큰 틀에서 해결해가도록 하겠다"며 '정치적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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