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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탈북자·장애인 …“우리도 봉사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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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양천구자원봉사센터 소속 ‘사랑의 빵 나누기’ 봉사자들이 24일 구 자원봉사센터에 있는 빵굼터에서 저소득층 노인과 장애인에게 나눠줄 빵을 만들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27일까지 열리는 제15회 전국자원봉사대축제가 성황 속에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대회 주제가 ‘다문화 자원봉사’여서 예년과 달리 외국인 주부 및 근로자·탈북자 등이 많이 참가하는 게 특징이다.

○…SFP 참좋은가족봉사단(서울 은평구 갈현2동) 소속 15가구 가족 45명은 24일 연천군 내 독거노인 가구 4곳을 찾아 인삼밭 제초 작업 등을 했다. 이들은 모두 몽골·필리핀·태국 출신 주부와 자녀들. 황혜경 대표는 “봉사활동을 통해 가족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봉사받는 대상’이 아닌 ‘봉사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사 자격증을 가진 화천군 내 주부 10여 명은 외국인 주부 자녀(6세~초등 6학년) 43명에게 23일에 이어 25일에도 학습지도를 한다. 5년 전 한국인 남편과 사별한 뒤 초등학교 4, 5학년 남매를 키우고 있는 시미즈 사나에(45·일본 사이타마현 출신)는 “혼자 생활비 벌기도 힘든데 주부 모임에서 방과 후에 자녀들 교육을 시켜주니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탈북 예술가들로 구성된 평양민속예술단원과 탈북자동지회·자유북한방송 관계자 등 30여 명은 23일 태안 기름유출 사고 현장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 탈북자동지회 이해영 사무국장은 “지난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봉사자를 모집했더니 종전보다 10여 명 많은 30여 명이 동참했다”고 말했다. 평양민속예술단 정팔용 단장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남한 주민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나간다는 동질감을 느꼈다”고 했다.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극장에서는 24일 오후 7시30분부터 ‘제9회 꿈씨음악회’가 열렸다. (사)자원봉사 애원(서울 광진구 중곡동)이 마련한 이번 행사엔 다문화 가족·장애인 등 370여 명이 무료로 초대돼 ‘베토벤 소나타 79번’ 피아노 연주 등을 감상했다. 특히 연주 봉사자 5팀이 모두 장애인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행사를 기획한 허만일 전 문화관광부 차관은 “장애인들이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통해 갈고닦은 자신들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글=최준호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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