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정국 맞은 여야 대화 통로 열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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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결로 치닫는 사정정국속의 여야가 대화쪽으로 통로를 찾을 수있을까.국민회의의 창당을 계기로 민자당은 미소를 던지고 있다.
『표적사정이 절대 아니었으니 오해말라』는 것이다.이에 국민회의는 얼굴을 휙 돌리지는 않는다는 분위기다.그러나 잔뜩 상처입은마음을 확 풀어줄 수는 없다는 심사다.『국회가 열리면 보자』고벼르고 있다.
…민자당 일부에서는 제1야당의 공식출범이 어쩌면 경색된 사정정국의 돌파구가 될 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기대들이 나오고 있다. 김윤환(金潤煥)대표는 「김대중(金大中)총재」라는 존재가 정식 등장하면 여권이 그를 국정운용의 주요파트너로 수용한다는 뜻을 표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金대표가 국회 국민회의총재실을 찾아갈 수도 있다.
「DJ인정」에는 청와대도 동참할 것이다.이원종(李源宗)청와대정무수석은 창당후 DJ를 인사차 방문,「DJ인정」의 뜻을 밝힐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의 창당잔치에 강삼재(姜三載)총장과 김영구(金榮龜)정무장관이 가는 것은 따지고 보면 관례이기는 하다.그러나 때가 때인만큼 대화분위기를 살리는데 기여할 것이다.姜총장은 창당후 국민회의사무총장과 만나 대화채널를 가동할 수 있다 .서정화(徐廷華)총무는 정기국회가 눈앞에 있는 만큼 야당총무들을 언제든 만날 수 있다.金정무장관도 주요채널이다.
다만 민자당은 이런 대화에서 실질적으로 야당에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고민이다.예를 들어 박은태(朴恩台)의원을 불구속처리하는 것은 최낙도(崔洛道)의원과 형평에 맞지 않는다.검찰이 선뜻 동의할 리도 없다.한 관계자는 『표적사정 이 아니었다는 것을 열심히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새정치국민회의는 정치권사정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간악하고 추악한 작태」「국민적 양심으로 용서할 수 없다」는 등 격렬한 비난이 쏟아졌다.발언에 나선 모든 의원이 「정면대결」을 주장했다.
창당대회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검찰의 수사가 계속되고,여권에서는 봐준다는 식으로 운을 띄우는 것은「병주고 약주는 식」이라는 판단이다.
야당탄압 비상대책위 이종찬(李鍾贊)위원장은 『입법부의 존폐와의회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으므로 정면대결한다는 입장에서 한치도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신당은 서석재(徐錫宰)前장관에 대한 고발로 구체화하기로 했다.조세형(趙世衡)의원은『舊정권의 천문학적인 정치자금 비리를 조사하지 않는 것은 14대 대통령 선거자금 조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냐』면서 국정감사에서도 철저히 파헤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은 『現정권이 대화를 요구해올 경우 이에 응할 것』이라고 말해 화해 가능성을 배제하지는않았다.막후에서는 이미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朴대변인은 확인했다.국민회의는 결국 강경입장과 대화를 병행하면서 여 권의 태도에 따라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여야가 정면대결할 경우여야 모두 헤어나기 어려운 심각한 도덕적 타격을 입게될 것이기때문이다.
〈金鎭國.金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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