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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회는 ‘벽지 어린이 악기’를 싣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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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8일과 5월3일 서울과 영월에서 사랑의 악기 보내기 음악회를 여는 일리노이대 음대 동문들. [일리노이대 음대 동문회 제공]

미국 일리노이 음대 한국동문회가 강원도 벽지 어린이에게 악기를 마련해주기 위해 음악회를 연다.

28일 오후 8시 서울 나루아트홀에서 열리는 ‘사랑의 악기 보내기 자선음악회’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이다. 특히 올해는 문화 소외지역 어린이와 주민에게 클래식 음악을 직접 들려주기 위해 서울에 이어 영월에서도 음악회를 연다. 5월3일 오후 3시 영월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음악회는 분교 어린이와 학부모를 초청, 연주회가 끝난 후 악기를 전달할 계획이다.

일리노이 음대 동문회가 자선음악회를 처음 연 것은 지난해 7월. 30여 명의 동문 음악인들이 동문 연주회를 하자고 제의했고, 기왕이면 의미 있게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미국에서 대학 다닐 때 시카고에서 2시간 떨어진 작은 마을임에도 세계적인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저렴하게 감상하는 등 문화적 혜택을 누리는 것을 본 이들은 국내 시골 어린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자며 시작했다. 동문회는 첫 음악회 수익금으로 정선 운치분교에 전자피아노 1대를 전달한 것을 비롯해 삼척 갈전분교 등 7개 분교에 멜로디언 리코더 실로폰 하모니카 등 80여 점의 악기를 보냈다.

자선 음악회지만 연주회는 국내 예고와 서울대 등 명문 학교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피아니스트 이주혜 김준희 윤지은 이호진, 하피스트 유은준, 첼리스트 심윤숙, 바이올리니스트 기주희, 플류니스트 이지연, 소프라노 양은영 등이 나서는 연주회에는 차이코프스키의 ‘뻿죠 카프리치오소’, ‘영화 콰일강의 다리’ 주제음악을 작곡한 아놀드의 ‘부르주아 모음곡’ 등이 연주된다. 또 일리노이대 크리스토퍼 차차로스 교수가 피아노 교육용으로 작곡한 ‘안개’ 와 ‘질주’가 국내 초연되며, 동문회가 선발해 지도하고 있는 16명의 일라이나이합창단은 한민족이 알타이산맥에서 발원해 한반도에 정착 하기까지를 그린 동문 이기녕(동의대)교수의 ‘시원’을 초연한다.

음대 동문회의 자선음악회를 계기로 한동안 모임이 없었던 일리노이대 전체 동문회가 10여 년 만에 다시 모인 것도 덤으로 얻은 수확. 일리노이대 동문 90여명은 지난 12일 모여 음악회 후원 및 동문회 활성화를 다짐했다.

음대 동문회 권덕원(경인대 교수)회장은 “작은 마을 어린이는 우리의 아름다운 후손이자 음악 세계를 더욱 빛내줄 미래 음악가”라며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로 그들이 큰 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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