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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동호회>여류수석학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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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돌을 매만지며 추억을 가꾸고 사랑을 키우는 여성들이 있다.대한민국 여류수석인회(회장 李英子.68)는 자연의 「돌」로 맺어진 모임이다.돌밭길을 오가며 자연의 품에 안겨 그 심성을 배우는 사람들이다.
『그리움을 따라가듯 돌밭길로 나서면 우선 마음이 푸근해져요.
무심하던 돌이 제빛깔을 내비치기라도 하면 가슴이 콩콩 뛰는 즐거움을 맛보지요.』 여류수석인회 李회장은 『탐석여행은 돌이 주는 만남을 찾아 떠나는 것이고 돌은 결국 제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가을 바람이 빈가슴을 일깨울 때 혹은 문득 가슴 저미는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훌쩍 강변에 나가보라고권한다.거기에 묻혀있는 자연의 신비를 캐다보면 늘 한아름 가득풍성한 수확이 있다는 것이다.
여류수석인회가 결성된 것은 지난 92년 11월.동호인이 늘면서 전국조직으로 생겨났다.
탐석활동은 지역별,단위조직별로 한달에 한두차례씩 이뤄지고 있으며 매년 한차례 전국탐석대회를 열어 돌을 보는 눈을 새롭게 하고 우의를 다진다.지난6월18일에는 경기도여주군점동면도리 남한강변에서 열린 대한민국수석인대제에 1백여명의 여 성회원들이 참석,흥겨운 돌밭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또 3개월에 한번꼴로 전문 수석인을 초청,수석세미나를 열고 기량을 닦고있다.현재 회원수는 2백여명.여성 사업가나 전문 직업인.주부등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다.최근 1~2년간 회원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여성들 사이에서 수석에 대한관심이 높아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탐석여행은 특별한 기술없이도 누구나 간편한 복장에 배낭정도만 메고 떠날 수 있다.한적한 계곡이나 강가,해변을 찾아 거닐며 편한대로 돌을 고르면 된다.남편이나 아버지를 따라 한두번 나선 것이 계기가 돼 가족이 함께 탐석여행 을 즐기는 경우도 많다.한가족이 여유롭게 어울려 정담을 나누고 심신을 단련할 수 있다는 것.한번 탐석에 나서면 맑은 공기를 마시며 5~30㎞를 걷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다.
20년 가까이 돌을 찾아 가꾸어온 회원 지경애(38.서울서초구방배3동)씨는 아버지를 따라 고등학교때 한두번 따라 나선 것이 돌에 매료된 경우.돌을 골라 집에 가져와 삶의 때를 씻어내듯 깨끗이 닦고 보관함을 만드는 과정도 돌을 보는 즐거움 못지않다.현재 소장하고 있는 각종 수석이 4백여점.의류점을 경영하고 있는 그는 『아침.저녁으로 대하는 돌이 소중한 기억으로 되살아나 풍성하고 활기찬 생활을 이끌어 준다』고 말했다.여류수석인회(02(521)9394).
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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