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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있는요리>키위.참깨드레싱 비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흔히 음식맛은 추억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한다.현대인들이 어렵던 시절 먹던 수제비나 꽁보리밥을 찾는 것도 지난 시절에 대한아련한 그리움 때문이리라.
음식을 매개로 한 그리움이나 추억은 동.서양이라고 다를게 없는 것 같다.
홍보대행회사인 메리트 커뮤니케이션의 리사 하팅(31.서울한남동)은 한달에 한번 친구들을 초대해 조촐한 파티를 열곤한다.
호주에서 태어나 뉴질랜드에서 자란 그가 한국에 온지는 5년째.마케팅 담당이사라는 나이보다 훨씬 무거운 중책을 맡은 그는 일할땐 누구보다 신나는 프로지만 문득 일 없는 주말엔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로 가슴앓이도 한다.이럴때 그를 달 래주는 특효약은 어릴적 먹던 키위.동네 슈퍼마켓에 가 키위를 한바구니 사아는 키위요리란 요리는 다 만들어 친구들을 초대해 외로움을 달랜다고. 『한국에 와 백화점에서 처음 키위를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은 잊을 수가 없어요.아마 한국인들이 이국땅에서 김치를 만난 감격과 비슷할 거예요.』 그가 서울에서 근무를 시작했을 무렵 뉴질랜드산 키위도 막 한국에 첫선을 보이기 시작했다.키위는뉴질랜드를 상징하는 과일.한국인이 귤이나 사과를 먹듯 하루에 3~4개씩의 키위를 먹고 자랐던 그가 지구를 반바퀴 돌아 만난키위에서 반 가움과 애틋함을 느끼는 건 당연하리라.
키위 소스를 곁들인 바비큐.키위 생선요리.키위주스.키위를 얹은 파스타 해물요리,키위 카나페 등 온통 키위로 만든 요리파티에 초대된 친구들은 매번 감탄사를 아끼지 않았고 친구들의 찬사에 그는 키위엔 비타민 C와 E가 오렌지보다 많고 섬유소도 많다는 자랑을 잊지 않았다.고향의 그리움을 달래주던 키위가 친구들과의 우정을 이어주고 이젠 많은 사람들에게 뉴질랜드를 소개하는 상징이 돼버린 것이다.
담백하면서도 상큼해 한국인의 구미에도 맞는 「키위-참깨 프렌치드레싱비프」도 그가 즐겨만드는 손님 초대음식.고향에서 먹던 것과는 달리 올리브기름 대신 참기름을 듬뿍치고 통깨도 넣어 고소한 맛을 살렸다.
한국음식으론 불고기와 매콤한 비빔냉면을 즐겨 먹는다는 리사 하팅.2~3년 후께나 고향에 되돌아갈 예정이라는 그는 『뉴질랜드땅에선 「제2의 고향」한국을 그리워하며 불고기를 만들 것 같다』며 웃음짓는다.
〈文敬蘭기자〉 ▲재료(6인분)=쇠고기 1㎏,드레싱용으로 진간장 3큰술,참기름 2작은술,물과 식초 각 2큰술,볶은 참깨 1작은술,마늘다진 것 1작은술,설탕 2작은술,장식 및 고명용으로키위 4개,참기름 1작은술,통깨 1큰술,양상치 약간 ▲조리법=①쇠고기는 기름기없는 살코기 부위로 불고기감처럼 얇게 저민다.
②드레싱용으로 재료를 함께 섞은 뒤 쇠고기를 최소한 3시간 정도 재워둔다.③키위 반개를 으깨 참기름.볶은 통깨와 함께 쇠고기에 섞어 둔다.④양상치는 깨끗이 씻어 손질해둔다.⑤쇠고기를 달구어진 프라이 팬이나 석쇠에서 재빨리 구워낸다.바비큐로 해도맛있다.⑥양상치를 접시에 깔고 구운 쇠고기를 담는다.⑦남은 키위는 깍두기 모양으로 썬 뒤 쇠고기 옆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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