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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 국가경쟁력] “평택에 카지노 적극 추진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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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평택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 유치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 본지와 가진 간담회에서 “가톨릭 신자인 나는 로또조차 싫어한다. 썩 내키지 않는 사업이지만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 설립이 필요하다”며 “13억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지노 도시 마카오는 경기도 오산보다 면적이 작고 인구도 53만 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270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000달러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마카오를 방문해 세계적 카지노·호텔그룹인 샌즈(Sands)사(社)와 투자 상담까지 벌였다. 최근엔 경기개발연구원에 카지노가 지역 경제와 문화에 미치는 영향, 외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제주·전북·전남 등지에서도 카지노를 추진하고 있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카지노인가.

“10년 후 경기도는 규제가 많아 제조업에선 답이 안 나온다. 경기도의 미래는 황해와 중국에 달려 있다. 해양 관광·레저 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평택에 카지노가 들어서면 중국과 가까워 중국 관광객 유치에 유리하다. 요즘 주민뿐 아니라 각계 인사들에게서 여론을 듣고 있다.”

-마카오를 방문했는데.

“엄청난 시설과 밀려드는 관광객에 놀랐다. 축구장 3개가 들어설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 일산 킨텍스의 두 배 크기인 컨벤션센터, 프로 권투 경기 등을 위한 1만5000석 규모의 아레나(투기장), 쇼핑몰 등을 갖춘 베네시안호텔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둘러봤다. 마카오의 콜로안 섬과 타이파 섬 중간을 매립한 코타이 스트립(Cotai Strip) 지역에 20개의 카지노 리조트(총 2만 실·1곳당 객실 1000실)와 컨벤션센터, 쇼핑몰을 짓는 개발현장도 방문했다.”

-투자비는 어떻게 충당하나.

“약 8조원의 건설비를 예상한다. 이 중 4조원 정도는 외자를 유치할 생각이다. 현행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5억 달러 이상의 외자 유치 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설치가 가능하다.”

-운영 방안은.

“평택에 카지노가 설치되더라도 외국인 전용으로 운영할 경우 투자 실익이 낮을 것으로 본다. 우선 외국인 전용으로 카지노를 설치한 뒤 추후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내국인까지 입장이 가능하다면 싱가포르 방식을 도입해 공무원은 출입을 금지하고 연회비 300만원 이상 내는 사람만 입장시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원=전익진·정영진 기자

◇국내 카지노 추진 현황=현재 전국에 17개의 중소 규모 카지노가 운영 중이다. 이 중 16개는 외국인 전용이며, 강원랜드 한 곳만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3월 “관광과 컨벤션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카지노 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1월 “새만금 신도시에 내·외국인이 모두 이용하는 카지노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해남·영암 기업도시 안 호텔에 카지노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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