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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쇼케이스"싸고 롯데.해태 한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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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슈퍼.편의점.구멍가게 등에서 빙과류(氷菓類)제품을 냉동상태로보관해놓고 파는 이른바 「쇼 케이스」를 둘러싸고 빙과업계의 라이벌인 롯데제과와 해태제과가 대회전(大會戰)을 벌이고 있다.
빙과류 판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쇼 케이스를 자기회사 것으로 바꾸는 점포주에게 1천만원이상의 장려금을 건네주는 등 싸움은 이미 도(度)를 지나쳤을 정도다.
빙과회사들은 통상 봄철에 쇼 케이스를 설치하고 여름에는 판촉에 주력하게 마련인데,이처럼 더위가 끝나갈 무렵에 때아닌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해태제과가 롯데제과의 아성인 부산지역을 공략해 롯데거래처들을 빼앗은 게 발단이 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해태는 이달초 부산의 30여개 슈퍼에 롯데제과.빙그레.롯데삼강의 빙과제품을 연간 7억원정도씩 공급해온 유통업체인 미화당을 해태제품만 취급하도록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즉각 반격에 나선 롯데측은 서울.수도권지역에 있는 해태측 쇼 케이스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사냥」을 벌여 서울의 우이동.상계동.영등포.시흥동과 일산.원당 등 수도권지역의 1백여개 점포에서 해태 쇼 케이스를 밀어낸 것으로 밝히고 있 다.
롯데는 특히 서울지역 슈퍼에 대해서는 1천만원,수도권 외곽의영세점포에는 수백만원씩의 판촉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자금력이 달리는 해태측은 상당히 불리한 입장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보복조치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판단해 해태측에 휴전을 제의했으나 이미 상당수 점포를 빼앗긴 해태가 역공(逆攻)을 선언함으로써 싸움은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있다. 휴전제의를 거부당한 롯데는 이번에는 부산지역의 공동피해자인 빙그레에 연합전선을 펼치자고 제의하는 등 2라운드에 대비하고 있는데 빙그레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쇼 케이스는 지난 7월말현재 서울지역의 경우 롯데 33%,해태 30%,빙그레 27% 등의 비율로 나눠 갖고 있었다.
〈李鍾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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