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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지 침수 막은"희생정신" 군청직원 死鬪끝에 배수門열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지척을 분간할 수 없는 암흑속이었지만 발을 구르는 농민들을생각하면 내몸의 위험을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충남예산군신암면 종경배수장 배수문이 범람했으나 다섯시간의 사투끝에 배수문을 열어 농경지 피해를 막은 예산군청직원 김준호(金俊浩.32.
건설과관리계 소속 청원경찰)씨와 신암면사무소 직원 유병식(59.총무계장)씨.
종경배수장이 범람위기에 처한 것은 25일 오후 11시쯤이었다. 이날 예산지역에 쏟아진 4백86㎜의 집중호우로 군내 전지역이 물바다를 이루면서 예당저수지 하류 무안천의 수위가 갑자기 상승,불어난 물이 삽시간에 종경배수장으로 밀려들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어난 물이 배수장둑을 넘어 인근 7백여㏊의농경지로 흘러들었지만 어둠속에서 수문작동을 한다는 것은 역부족. 농경지는 침수직전의 위기를 맞았다.
그런데 이때 청원경찰 金씨가 예당저수지와 가까운 대흥면사무소에 연락,4짜리 청소차 1대를 지원받아 20㎞나 떨어진 저수지에서 조그만 목선 1척을 운반해왔다.
가져온 목선을 배수장에 띄운 金씨와 유씨는 어둠속에서 성난 물결과 싸우며 노를 저어 수문근처까지 접근해 갔다.
결국 어둠속에서 다섯시간의 사투끝에 오전 6시 날이 밝을 무렵에야 배수문을 열었다.다행히 넘치는 물을 인근 무안천쪽으로 유도할 수 있었고 농경지 침수를 막을 수 있었다.
[禮山=金賢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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