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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초·중학교 찾아가는 ‘원어민 중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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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에서 파견된 중국어교사 챠오롱팡(붉은색 치파오 복장)씨가 신창중학교 학생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순천향대 제공]

14일 오후 3시 충남 아산시 신창면 신창중학교 1학년 3반 교실. 이곳에서는 중국어교사 짱이진씨가 치파오 복장을 하고 학생 10여 명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 1학년 박진규(13) 군이 중국어로 “피아오쩐쿠웨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중국어로 말했다. 같은 반 문성은(13) 학생은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졌고 중국어를 알면 여러모로 편리해 질 것 같아서 수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 공자아카데미가 지난달부터 대학의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인근 5개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시작한 방과후 중국어 학습이 호응을 얻고 있다. 별도의 사교육비 부담 없이 까다로운 채용과정을 통과한 원어민 강사들의 고품질 중국어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델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학 인프라 지역 학교에 활용=순천향대가 전국 대학 최초로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방과후 중국어 학습’을 도입한 것은 지난 달 31일. 대학의 교육인프라를 지역 초·중학교에 활용한다는 취지다. 2005년부터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영어교육사업에 이어 중국어교육도 시동을 건 것이다.

중국어 학습은 신창중·도고중·남성초·신창초·도고온천초 등 5개 학교에서 운영된다. 순천향대에서 파견한 중국인 강사가 해당 학교를 직접 찾아가 초등학교는 일주일에 1~2차례, 중학교는 2~4차례 1~4시간씩 수업이 진행된다. 강사는 순천향대 교환학생이거나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하교 교사자격도 갖고 있다. 교재는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가 무료로 제공하고 강사료는 아산교육청에서 대학으로 지원한다.

주말에는 ‘부모님을 위한 중국어교실’과 ‘어린이를 위한 중국어교실’도 운영된다. 학부모 7명과 초등학생 8명을 비롯해 모두 100여 명이 순천향대 중국어 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수업을 맡은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는 14일 아산교육청과 방과후 학교강사, 프로그램 지원 및 중국과의 교류협력지원 등에 대한 관학 협정을 체결하고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순천향대 이정규 홍보팀장 “황해경제자유구역의 허브인 아산시와 충청지역이 중국교류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역의 인재 양성과 중국어 교육 및 중국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어 학습을 도입한 홍승직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 원장은 “아산과 충남이 중국교류의 거점지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중국어 교육과 함께 중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공자아카데미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대학의 교육인프라를 지역민들에게 활용하는 것은 지역대학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했다.

최정식 신창중 교장은 “면 지역 중학생들이 대학의 지원을 받아 교육혜택을 누린다는 측면에서 교육효과가 크다”며 “그 동안에도 순천향대와 멘토링사업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공자아카데미는 지난해 9월 설립됐다. 전 세계에 163개의 공자아카데미가 운영 중이고 국내에도 12개가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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